경제

올 상반기 전세계 투자금 美에 쏠렸다..9000억달러 '사상 최대'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1. 7. 26. 10:26




방성훈

전세계 펀드매니저 美펀드 투자액 1038조원 넘어
각국 부양책 등으로 저축·여윳돈 늘어
다른 나라보다 양호한 美경제에 대한 낙관 전망 영향
전문가들 "올해 美금융자산에 해외자금 유입 지속될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주식과 펀드 등 금융자산에 올해 상반기 9000억달러(약 1038조원)가 넘는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리퍼를 인용,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한 금액이 90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같은 기간 미국을 제외한 세계 다른 곳에 투자한 금액(8400억달러)보다 많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유입된 막대한 투자금은 올 상반기 미 증시 랠리를 이끄는 데에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 들어 17% 이상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독일 DAX지수는 1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 각각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지난달 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화했을 때 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했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오히려 투자액을 늘렸다. 6월 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규모는 510억달러로 5월 1680억달러 대비 3분의 1 이하로 급감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1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해외 투자자들이 미 금융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5월 840억달러에서 6월 930억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이처럼 미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을 펼친 덕분에 저축 등 여윳돈이 늘어난데다, 전 세계에서 가장 양호한 미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주식, 채권 및 기타 자산과 관련해선 미국 시장에 현금을 묻어두기 가장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WSJ은 “미 금융자산 시장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것은 미 경제가 다른 국가들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더욱 잘 극복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경제 성장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외국 투자자들의 미 주식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 경제는 올해 6.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유로 지역, 일본, 영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론 및 아시아 및 개발도상국 신흥 시장 경제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성장률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다.

이같은 전망은 투자자들에게 미 국채를 다른 나라 채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주요 10개국에서 긍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는 채권의 약 70%는 미국에서 나왔다. 맥쿼리 에셋 매니지먼트의 다니엘라 마르다로비치 미국 멀티섹터 공동 대표는 “긍정적인 수익률에 대한 채권, 특히 미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글로벌 지수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투자자들에게 연간 10%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 줬다. 하지만 미국 주식을 제외하면 약 5%에 그친다. 올해 MSCI 글로벌 지수는 14% 이상 상승했지만, 미국을 빼면 약 8% 수준으로 떨어진다.

매력적인 수익률은 여전히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잭 야나시에비치 포트폴리오 매니저겸 전략가는 “미 경제가 팬데믹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며 “시장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