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 대형은행들, 부유층 대출 급증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1. 7. 26. 05:24
송경재
[파이낸셜뉴스]
JP모간체이스, BoA, 시티그룹, 모간스탠리 등 미국 4개 대형은행의 부유층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5년 5월 20일(현진시간) 뉴욕의 JP모간 본사 건물.
JP모간체이스, BoA, 시티그룹, 모간스탠리 등 미국 4개 대형은행의 부유층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5년 5월 20일(현진시간) 뉴욕의 JP모간 본사 건물. 로이터뉴스1
미국 대형은행들이 부유층에 대한 대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부유층은 이렇게 마련된 돈으로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해 큰 돈을 만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에 따른 감세 혜택까지 노릴 수 있다.
은행들은 대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미 대형 은행들과 부유층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은행들이 부유층 대출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4대은행, 부유층 대출 폭증
미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모간스탠리 등이 최근 공개한 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부유층 대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 4개 은행의 부유층 고객 대상 서비스 부문이 부유층에 대출해준 규모는 지난 2·4분기에 전년동기비 17.5% 급증해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총 대출 대비 22.5% 규모다. 2017년 중반 16.3%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들과 부유층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부유층에 대한 대출이 부실대출이 되는 경우는 매우 적어 은행들은 안심하고 대출에 나설 수 있고, 부유층은 치솟는 가격에 기대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부유층 대출 확대는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지금처럼 가파르게 대출이 증가한 것은 팬데믹 이후다. 지난해 3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해 제로금리를 비롯한 대대적인 통화완화에 나선 뒤부터다.
은행들은 남아 도는 돈을 마땅히 굴릴 곳이 없어 부유층에 대규모로 빌려주고 있다.
부유층, 낮은 이자로 대규모 투자수익 기대
대출 이자도 매우 낮다.
이들 대형은행 자산운용 부문 고객들은 주식 같은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돈을 은행에서 빌릴 때 1.4% 정도 금리 부담만 예상하면 된다.
법무법인 홀랜드앤드나이트의 프라이빗웰스 부문 공동 책임자 크리스토퍼 보이예트는 "금리가 놀라울 정도로 낮아 값이 싼 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유층이 저금리로 풍부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때문에 쉽사리 대출을 통한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들 은행의 전체 대출 흐름과 자산운용 부문을 통한 부유층 대출 흐름을 비교하면 차이가 훨씬 더 뚜렷해진다.
JP모간, BoA, 시티, 모간스탠리 등 4개 은행 자산운용 부문 대출은 지난 4년간 50% 폭증한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전체 대출 증가율은 고작 9%에 그쳤다.
수백만 카드대출보다 소수 초부유층 대출이 많아
JP모간과 시티그룹의 경우 현재 일부 초부유층 고객들에 대한 대출 규모가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카드대출보다 더 크다.
10년전만 해도 JP모간의 카드대출 규모가 부유층 고객들에 대한 대출보다 최대 5배 많았던 것에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세계 최대 부유층 상대 자산운용사인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미 부유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확대하겠다며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부유층의 대출 수요는 높다.
지금같은 시장 상승기에 높은 투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원천이기도 하고, 절세의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유층은 보유 중인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기보다 자신이 보유한 투자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더 빌려 또 다시 투자하는 것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이득세를 내는 대신 투자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는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경제학과 이매뉴얼 사에즈와 캐브리얼 저크먼의 추산에 따르면 미 억만장자들의 총 자산 가치는 4조2500억달러에 이르며, 이가운데 절반 이상인 2조7000억달러는 비과세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