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기업 유동자금 M&A로.. 상반기 1조7400억달러 '역대급'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1. 7. 6. 19:00



박종원

1년새 3배 이상 급격히 불어나
M&A시장 활황 중심엔 스팩
전기차 루시드 240억달러 합병
주식 플랫폼 100억달러 딜 성사
주간사 수수료 수익 덩달아 늘어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들이 연루된 인수합병(M&A) 규모가 1조7400억달러(약 1966조원)를 기록해 관련 집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역대급 글로벌 경기 부양책속에서 확보된 막대한 유동성 자금이 M&A 활성화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 폭스비즈니스는 5일(현지시간) 미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미 기업 관련 M&A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5117억90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동시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1조2800억달러) 기록도 앞질렀다. 올해 상반기 기록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80년 이후 약 41년만에 가장 많은 액수다. 미 기업들이 연루된 M&A 건수는 올해 상반기 9725건으로 2019년과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많았다.

폭스비즈니스는 올해 상반기에 저금리와 기업실적 호조, 활발한 투자 유치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팬데믹 극복을 위한 정부의 경기부양과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활성화 등으로 기업의 유동성이 늘어나 M&A 거래가 급증했다. 여기에 500여개에 달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M&A 증가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2∼18개월 정도는 기업 M&A가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영화 007시리즈 제작사로 유명한 MGM을 인수키로 했다. 아마존의 MGM 인수 비용은 84억 5000만 달러(약 9조 5000억원)다. 2017년 홀푸드마켓 인수(137억 달러) 이후 아마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애플이 산정한 인수가(60억 달러)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다.

앞서 지난 1·4분기 전세계 인수합병(M&A) 규모도 40년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가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M&A 시장은 뜨겁게 달아 오른 셈이다. 지난 2000년 닷컴거품 당시보다도 열기가 더 뜨겁다.

팬데믹 초기 M&A 시장이 붕괴된 이후 강력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이 이번 집계로 재확인됐다. M&A 붐의 가장 강력한 축은 미국시장이다. 미 M&A는 1·4분기에만 1년 전에 비해 160% 급증했다.

씨티그룹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 캐리 코크먼은 "1년전 침체와 비교되는 반등세는 그 어떤 M&A 회복세보다도 극적"이라면서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라고 못박았다.

M&A 붐은 협상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주간사 투자은행들에도 막대한 이윤을 안겨다 줬다. 투자은행들의 1·4분기 M&A 수수료 수입은 370억달러가 넘어 20여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붐의 주역은 종이 뿐인 껍데기 회사 스팩이다. 유망 비상장 업체와 합병하고 나중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우회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스팩은 1·4분기 전체 M&A의 25%가 넘는 172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했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테슬라 경쟁사인 고급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의 우회상장을 위한 합병이다. 루시드는 마이클 클라인의 처칠캐피털 코프IV와 2월에 240억달러짜리 합병에 합의했다. 3월에도 키프로스에 본사가 있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이토로가 베치 코언의 핀텍 애퀴지션코프V와 100억달러에 합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