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명도 안 낳는 판에 누가 셋을 낳나'..中 3자녀 허용에 쏟아진 비판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1. 5. 31. 21:40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中, 5년 만에 2명에서 3명까지 출산 허용


중국 정부가 31일 자녀를 세 명까지 낳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이후 중국 내 반응은 엇갈렸다. ‘한 명도 안 낳는 판에 누가 아이를 세 명이나 낳으려 하겠냐’는 비판이 쏟아진 한편으로, 증시에선 일부 육아 테마주가 급등했다.

중국은 1979년부터 수십 년간 유지한 한 자녀 정책을 2016년 전격 폐지하고 두 자녀 출산을 허용했다. 그러나 출산률 하락 추세를 뒤집지 못하자, 급기야 5년 만에 세 명까지 낳아도 된다고 허락한 것이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이날 당 총서기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부부가 세 명의 자녀를 출산하는 것을 허용하는 정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인구 노령화에 대응해 인력 자원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세계 1위 인구 대국 중국은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2020년 중국 신생아 수(출생신고 기준)는 1003만 명으로, 2019년(1179만 명) 대비 15%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일 발표한 ‘제7차 전국인구조사(2011~2020)’ 결과에 따르면, 인구 증가율은 1960년대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2020년 중국 본토 인구는 14억1178만 명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0.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18.7%로, 2010년 대비 5.44% 상승했다. 인구가 급속히 늙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중국 정부가 출산 제한 정책을 완화한다고 발표하자, 온라인에선 비아냥이 쏟아졌다. 상당수는 여전히 국가가 출산을 제한하는 가족 계획 정책 자체를 지적했다. 젊은 세대가 아이 낳는 것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양육비 부담인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은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설령 아무런 제약 없이 맘대로 낳으라고 해도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세 명이나 못 낳는다' ‘집도 없는데 아이 셋을 어디서 키우냐’ 같은 반응이다.

반면 세 자녀 정책 발표 후 중화권 증시에서 유아 관련주는 큰 폭으로 올랐다. 장난감 제조사 골드록은 10%대, 분유 회사 저장비잉메이트는 8%대 상승했다. 유모차 제조사 하오하이쯔는 홍콩 증시에서 30% 넘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