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직도 '노마스크' 고집하는 서구.. 북유럽 착용률 5% 이하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0. 6. 29. 18:51
美 71%·獨 64%·英 31% 착용
아시아는 대부분 80% 넘어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해변에서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도 서구사회의 마스크 착용비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차이와 정치적 신뢰 문제 등으로 일부 국가의 경우 마스크착용률이 3~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조사대상 아시아국가들은 모두 80%를 넘어 대조를 이뤘다. 이날 세계 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는 19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누적확진자도 1014만명으로 늘어났다.
■마스크 착용률 덴마크 3%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주요 국가 대상으로 지난 3개월간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여부를 조사한 설문결과를 공개했다. 덴마크는 3%로 조사대상 국가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각각 4%, 5%에 그쳤다. 영국의 마스크 착용률은 지난 25일 조사에서 31%에 불과했고, 독일은 64%에 머물렀다. 유럽국가 중 마스크 착용률이 80%를 넘는 곳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늘어난 스페인(86%)과 이탈리아(81%) 등 두 곳뿐이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지난 3월 17일 조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답한 비율이 5%에서 이달 1일 69%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봉쇄 완화한지 일주일만에 66%로 다시 떨어졌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지난 22일에는 71%로 늘어났다.
이에 비해 아시아국가는 10명중 8명이상 마스크를 착용해 서양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스크 착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로 92%에 달했다. 이어 중국(82%)과 일본(86%) 순으로 대부분 80%를 웃돌았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독일 밤베르크대학 연구진은 지난 4월 30일 보고서에서 "유럽의 마스크 수용도는 여전히 낮으며 많은 사람들이 착용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영국 미들섹스대학과 미 버클리 대학은 공동 연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마스크를 멀리하고 착용시 부끄러움, 나약함, 고리타분함, (환자라는) 낙인이 찍힌 감정 등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서구 사회가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위협 행위로 간주하는 것도 마스크를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벨기에 등이 이슬람 신도의 베일 착용을 금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 보도에서 집단주의가 강한 동양에서는 개인이 마스크를 착용해 사회를 보호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주의 가치관이 지배적인 서양의 경우 국가가 개인의 안전을 100%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요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노마스크' NO 목소리 커져
관계 당국의 엇갈린 대응 역시 마스크에 대한 혼란을 키웠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의료 현장의 물자 부족으로 일반인들의 마스크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말을 바꿨다. 일부 정상들의 태도역시 마스크를 꺼리게 만들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올해 3월 자가격리에도 불구하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정상이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 장관은 28일 인터뷰에서 남부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바이러스를 통제할 창문이 닫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8일 ABC방송에 출연해 "CDC가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대통령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진정한 남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강조했다. 유고브가 지난 24~25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미국 유권자의 65%가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