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중 2차 경제전쟁 돌입?..트럼프, 中 주식투자 제동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0. 5. 13. 02: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 행정부가 연기금의 대중국 주식 투자에 제동을 걸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경고해온 경제적 응징의 하나로 풀이된다. 지난 1월15일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이후 주춤했던 양측간 경제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트럼프, 연기금 中 주식 투자 중단 지시"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 유진 스칼리아 노동부 장관에게 연방공무원퇴직연금(TSP)의 해외 주식 인덱스 투자를 허용하려는 연방퇴직저축위원회(FRTIB)의 조치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 인덱스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거나 인권 문제가 있다고 있다고 판단하는 중국 기업들의 주식이 포함돼 있다.

 

폭스비즈니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연방공무원과 미군의 퇴직금을 운용하는 TSP는 현재 약 40억달러(약 4조9000억원) 가량의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초당파 의원단은 지난해 11월 미국 연기금의 자금이 미국 경제와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 공산당을 지원하는 데 쓰이도록 놔둘 수 없다며 TSP의 대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백악관 "중국에 코로나19 청구서 내밀어야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국에 경제적 응징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전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거짓말을 했고, 사람들이 죽었다"며 "중국에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청구서를 내밀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책정해야 한 비용은 10조달러(약 1경2000조원)에 가깝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의회에선 미국인들이 직접 중국 정부를 상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중국에 대해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를 배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론 라이트와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최근 "중국이 고의적으로 WHO(세계보건기구)와 다른 나라들을 호도했다"며 중국에 대한 주권면제를 박탈하는 내용의 결의안 6524호를 발의했다.

 

주권면제란 한 주권국가에 대해 다른 나라가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한다. 따라서 미국 법정에서 중국 정부를 피고로 세우려면 주권면제를 박탈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40개국 1만명의 시민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6조달러(약 7300조원) 규모의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잦아든 미중 경제전쟁 재점화?

 

만약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본격적 응징에 나선다면 코로나19 사태 악화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온 중국의 반발과 함께 미중간 2차 경제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발생원인 규명을 위한 중립적 국제조사를 촉구한 직후 호주의 대형 육가공업체 4곳으로부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추가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상대 수출 규제 등의 공격을 가하고 중국도 대미 관세 인상으로 맞대응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전방위적 경제전쟁으로 확산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로 추가 관세가 보류되면서 양측의 분쟁은 소강 국면에 들어갔었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