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증시 상승가도, 트럼프 재선에 달렸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12. 30. 09:56

김성은 기자

 

미국 증시가 최고 기록의 한 해를 보내면서 시장의 눈이 2020년으로 옮아가는 중이다. 민주당 경쟁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친화적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 된다면 증시는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론이 이어지는 반면 금리인하 효과의 감소, 20배에 가까운 주가수익비율 등을 들어 조정이 있을 것이란 경계론도 맞선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3240.02에 마감해 연초 대비 29.2% 상승했다. 남은 연말까지의 거래 기간 동안 상승을 지속해 상승률이 29.6%를 넘어선다면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상승세를 자랑하게 된다.

 

하루 전인 지난 26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022.39를 기록해 10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9000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다만 하루 뒤인 27일에는 상승분을 소폭 반납한 9006.62에 마감했다.

 

미국 CNBC 방송은 금융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20년에도 상승장(S&P500 지수 기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조사결과 2020년 말, S&P500 지수가 평균 333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응답자 중 가장 높은 지수 목표를 내건 곳은 오펜하이머의 투자전략가 존 스톨츠푸스로 3500을, 가장 낮은 지수를 전망한 곳은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과 UBS의 프랑수아 트라한으로 3000을 각각 내세웠다.

 

 

상승장을 뒷받침하는 주 요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미 대통령 집권 4년차에 증시가 올랐다는 점이 꼽혔다.

 

미국의 투자 리서치회사 CRFA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벌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대통령 집권기 4년차의 주식시장 평균 상승률은 6.3%였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것이라 믿고 있고 (민주당 진영에서) 진정한 도전자가 나오기 시작할 때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점 논란도 제기된다. 우선적으로 현재의 미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가 높게 형성돼 있단 점이 우려됐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준 PER은 19배 수준에 형성돼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기업 실적에 관해 말하자면 대부분의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S&P500 지수 관련 2020년 수익 추정치가 너무 높아서 더 낮게 수정돼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S&P500에 속한 기업들은 2020년 적어도 10%의 이익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일 이익 추정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주식 가치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미국 증시를 떠받친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세 차례 금리인하 효과도 컸는데 2020년에는 이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스토벌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등) 회복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는 경제 지표가 보여지기 시작한다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을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로 풀어진 유동성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시장 전략 대표는 뉴욕타임스에 '연준의 이자율 정책으로 기업들은 더 많이 돈을 빌렸고 가계도 부채를 기꺼이 떠안으려 했다'며 '(하지만) 몇몇 소기업들은 벌써 부채 관리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전망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1월 매물 출회가 나올 것이란 예측도 있다.

 

뉴욕거래소의 트레이더 팀 앤더슨은 야후 파이낸스에 '몇 몇 사람들은 1월에 6~8%의 증시 되돌림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