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피격' 사우디, "원유생산 2주내 정상화"..유가 6% 안팎 '급반락'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9. 18. 08:56

이준기 기자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 2곳이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할 것이라고 사우디 당국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애초 복구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뒤로하고 이르면 2주 내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사우디 당국의 관측이다. 드론 공격 이후 폭등세를 이어갔던 국제유가가 이날 급반락한 배경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5.7%(3.56달러) 급락한 59.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도 배럴당 6.56%(4.53달러) 떨어진 64.49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14% 대 폭등을 기록했었다. 브렌트유의 경우 장중 한때 역대 최고 수준인 19.5%의 폭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유가 진정세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드론 공격으로 생산이 중단된 원유 물량 가운데 약 50%의 생산을 회복했다”며 늦어도 9월 말까지 생산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불과 전날(16일)까지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서 시기가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사우디는 지난 14일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 생산시설 2곳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다며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사우디 전체 산유량(980만배럴) 절반가량으로, 전 세계 공급 물량의 약 5%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와 관련, 압둘아지즈 장관은 “고객들에 대한 원유공급은 이미 피습 이전의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론 공격에도, 이미 비치해놓은 재고를 통해 수요를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하루 석유 생산능력을 1100만배럴로 끌어 올리고, 11월말까지는 하루 석유 생산능력 1200만배럴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사우디 고위 관리를 인용해 “원유시설 정상화가 늦어도 3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생산이 감소한 570만배럴 가운데 약 70% 수준까지의 정상화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다소 유화적으로 변한점도 유가 급반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드론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분석과 관련, “지금 시점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면서도 “우리는 확실히 그것(전쟁)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5일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적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비교하면 뉘앙스가 크게 누그러졌다.

 

이준기 (jek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