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가 원하는건 中의 투항"..연내 미중 협상 타결 불투명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9. 5. 09:59

비록 철회를 하긴 했지만 중국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서

 

미중 무역전쟁이 홍콩시위를 기점으로 미국에게 힘이 가는 분위기입니다.

 

 

 

신정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건 중국의 투항이다. 미국은 중국에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무조건 맞추라고 최후통첩한 거다. 이건 협상이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 회담은 물론이고 연내 협상 타결도 어렵다.”

자칭궈(賈慶國·62)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지난 3일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절대 미국에 투항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 교수는 중국 최고 정책자문회의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상무위원으로 중국의 외교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자 교수는 미국의 요구 수준이 과도한데다 중국의 경제발전 방식 자체를 바꾸라는 것이어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의 상품을 많이 구매하라면서 비싸고 상대적으로 품질은 떨어지는 자동차 등 미국산 공업품을 얘기한다”며 “하이테크 분야에서 수출 통제를 풀지 않는다면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미국도 자국 기업을 지원하면서 국영기업에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중국 방식이 잘못됐다고 한다”며 “중국도 국유기업 개혁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 방식대로 해야 공평하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 교수는 연내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봤다. 그는 “미국이 대선 정국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아주 큰 위협을 받지 않는 한 중국에 조금이라도 양보한다면 민주당의 공격을 받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며 “그러나 무조건 미국의 요구에 맞춰야 하는 협상은 중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국이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게 자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예측 불허”라며 “만약 미국이 계속해서 현재의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고 양국이 무역협상 또는 다른 방면에서 어떤 성과가 없다면 회담이 이뤄지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자 교수는 한국도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 상품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동남아 등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해서 판매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발발한 무역전쟁은 중국 뿐 아니라 각국에 영향을 준다. 한국 역시 다른 방식으로 중국과의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이라며 한국 기업에 출구전략을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