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르노에 통합 제안.. "이르면 27일 발표"
점점 유럽이 넉넉해지고 있습니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죠.
정한결 기자입력 19.05.27 10:17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피아트)가 프랑스의 르노에 통합을 제안했다고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협상 관계자를 인용, '피아트 측이 르노에 경영 통합을 제안했다'면서 '오는 27일(현지시간) 이를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CNBC도 '지난 수 주간 진행된 양사의 제휴 협상이 며칠 사이 속도가 붙었다'면서 '이르면 27일 합병 또는 파트너십 체결에 대해 발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피아트가 르노와 통합하게 되면 연간 총 1560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가 탄생한다.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연합의 판매 수치를 합친 것이다. 현재 1위인 독일의 폭스바겐은 지난해 1080만대를 판매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대기업이 협력하면서 유럽 차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올 수 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피아트와 르노가 통합하더라도 기존의 3사연합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양사는 기술 투자 및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협력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수요 하락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전기자동차·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신기술 개발 비용도 부담이 되고 있다.
양사는 모두 구글의 자율주행부서인 웨이모와 각각 제휴를 맺고 있다. 합병을 통해 세계 1위 규모로 덩치를 키우면 구글과의 추후 협상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양사는 뒤처지고 있지만 개발 과정을 공유하면서 그 비용을 낮춰 도약할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르노는 또 이번 제휴를 통해 닛산과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카를로스 곤 전 3사연합 회장이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체포된 이후 르노는 닛산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피아트가 연합에 합류하면 힘이 균형이 유럽 측으로 옮겨지면서 닛산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양사의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