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놈만 팬다' 트럼프 무역협상 뒤엔 그가 있다
김성은 기자입력 19.05.25 10:27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는데다 양국간 환율전쟁으로까지 확전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실무 무역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조명했다. 통상 전문 변호사로서 30년간 갈고 닦은 강공 기술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태도가 합의 도출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협상에서 구사 중인 '강대강' 전략에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성향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이)합의에 거의 도달한 것처럼 보이다 다시 교착상태에 접어든 것은 어떤 합의라도 중국 경제 및 사업 규칙의 장기적 변화를 끌어 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심 때문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무역 변호사나 다른 회담 관계자들에게는 라이트하이저의 흔적이 명백하게 보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017년 USTR 대표로 임명되기 전, 약 30년을 통상 전문 변호사로 지냈다. 대부분 미국 철강 회사 등을 대표해서 해외 경쟁사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정부에 청원하는 일을 도왔다.
그와 가까이서 일해온 동료들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간'이라는 것은 모르는 변호사였다. 대신 공격적으로 밀어붙여 자신의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스타일이었다는 설명이다.
전 백악관 무역 고문을 지낸 클레테 빌렘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런 성향은 중국과의 협상 상황에서도 그대로 들어 맞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그가 USTR 대표로 임명됐을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라이트하이저 대표에 대해 '미중 협상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날려버릴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모 아니면 도' 식의 그의 협상 태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USTR 부대표를 지낸 미리암 사피로는 '협상에서 때로는 적대적인 태도가 작동하는 순간도 있지만 그 전략이 반드시 '결승점'(합의)에 도달하도록 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 놈만 팬다'는 식의 협상 스타일도 그의 성향이라고 봤다. 그가 여러 국가들과 한 번에 복잡한 협상을 진행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중국으로부터 양보를 구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의 많은 국회의원들이 자국 기업들이 다칠 것을 우려해 '다자 접근법'을 요구하는 것과도 배치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3월 하원에서 '당신이 협상에 더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올수록, 그 협상은 더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 부대표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자유무역을 지지했던 데 반해, 그는 일부 관료들과 함께 신흥 시장으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제한을 두는데 미국의 경제 지위와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보호주의를 주창한 셈이다.
또 지금의 중국처럼 당시의 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벌일 때, 일본 측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제안을 들고 오자 그 종이를 접어 비행기를 다시 날렸보냈다는 일화도 있다. 그 후 일본은 그를 '미사일맨'으로 불렀다.
WSJ는 '그렇기 때문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완벽한 적임자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평소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는 성향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시기에 언론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는 중국과의 협상이 틀어졌을 때 드물게 자신의 집무실에서 브리핑을 진행했는데 '중요한 약속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중국이) 재협상하려 한다'며 상대방을 비난했다.
한편 최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의회에서 '우리들의 목적은 중국으로 하여금 구조개혁토록 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와 기술 도용은 존재하는 문제'라고 밝혀 강경 대응을 이어나갈 것임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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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