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약·바이오 상장사, 과도한 연구개발비 자산화 갈수록 감소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5. 2. 12:47

 

배규민 기자입력 19.05.02 12:00

 

 

제약·바이오 업종 상장사들이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정한 비율이 감소 추세다. 예전보다 자산인식 요건을 까다롭게 한 결과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2018년도 제약·바이오업종 185개 상장사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평균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지난해 16.4%로 2016년 24.3%, 2017년 19.6%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매년 연구개발지출 총액 중 당해 연도에 무형자산(개발비)으로 계산한 비율을 의미한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지나친 개발비 자산화 등으로 매년 개발비 자산인식이 늘었으나 201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회사들이 연구개발지출에 대한 개발비 자산인식 요건 적용을 이전과 달리 신중하게 처리한 결과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재무실적을 양호하게 보이도록 할 목적이나 막연한 미래 성공 가능성에 기대어 연구개발지출을 과도하게 개발비 자산으로 인식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었다.

 

185사 중 개발비를 계상하는 회사는 79사며 개발비 잔액은 1조3200억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13사, 2342억원이 줄었다.

 

총 자산 대비 개발비 잔액 비중이 5%를 넘는 회사의 비중은 2016년 23.2%, 2017년 18.4%에서 지난해 8.6%로 낮아졌다. 개발비 잔액이 100억원을 넘는 회사는 모두 9사다.

 

개발비의 자산인식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회사는 지난해 64.7%로 집계돼 전년(50%)보다 14.7%포인트 늘었다. 실제로 개발비 잔액이 있는 회사 중 개발비 인식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회사의 비중은 35.9%에서 51.9%로 16%포인트 증가했다.

 

실태 조사 결과 개발비의 자산 인식 시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감독 지침을 따랐지만 일부 조건부 판매허가 등 회사별 사정에 따라 인식 시점을 다르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비를 보유한 79사 중 53사(67.1%)는 지침의 모범 사례에 맞춰 상세 내역을 공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34사는 2017년도 재무제표 재작성을 통해 개발비 자산인식 오류를 수정하고 개발비를 낮췄다. 개발비 감소 금액은 총 3866억원이다.

 

금감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우려가 대체로 완화되고 있다'며 '개발비 자산인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 시 연구개발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올바른 개발비 회계처리 관행 형성이 연구개발투자의 저해를 초래하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발비 잔액 상위 30사의 연구개발(R&D)지출액은 2017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9100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무형자산 잔액은 1조4700억원에서 1조28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