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형반도체업체, 中경제 둔화로 최장 2개월 생산중단
뉴시스 | 입력 03.07 11:46
조윤영 특파원 =일본의 대형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가 국내외 13개 공장에서 최장 2개월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내 9곳, 해외 5곳 등 총 14개의 공장을 갖고 있는 르네사스는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재고 조정을 위해 13개 공장에서 최장 2개월간 생산을 중단한다.
일본 국내에서는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전(前)공정'을 다루는 6개 공장이 최장 2개월간 생산 중단에 들어간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의 장기 연휴, 이른바 '골든위크'를 기점으로 1개월간과 8월 여름 휴가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다. 르네사스는 자동차기업 등 주요 고객을 비롯한 자사의 노조에도 이같인 방침을 이미 전달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1주일 휴업은 있었지만 1개월 이상 장기 생산 중단에 들어간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
일본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
최종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담당하는 구마모토(熊本)현 등의 3개 공장은 오는 4월부터 9월 사이에 몇주씩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해외에 있는 4개 공장도 공장 상황에 맞게 몇 주씩 조업을 쉬기로 했다. 직원들에게는 휴업 수당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네사스의 주력 상품은 자동차나 가전 등의 제어 중추 부분을 담당하는 '마이콘'이라고 불리는 반도체다. 신문은 중국에서 자동차, 에어컨, 공작기계 전용의 반도체 수요 감소라는 현실을 고려해 생산 축소를 통한 재고 관리로 장래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수익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르네사스는 작년에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티그레이티드 디바이스 테크놀로지(IDT)를 6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등의 수요침체가 길어지면 해외진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산업에 역풍이 되고 있다. 르네사스의 작년 매출액은 7573억엔(약 7조5730억원)으로 전년대비 3% 감소했다. 수익은 545억엔(약 5450억원)으로 전년대비 29% 감소했다. 르네사스는 해외사업에 역점을 두는 한편 국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오는 6월 그룹 직원의 5%에 해당하는 1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르네사스는 미쓰비시(三菱)전기, 히타치(日立)제작소의 반도체 부문과 NEC일렉스토닉스가 2010년 합병해 만들어졌다. 합병 당시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6위의 반도체 제조사였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큰 손실을 보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2013년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도요타자동차 등의 지원을 받아 경영재건을 추진하면서 2015년에 흑자로 전환됐다.
yunc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