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국수주의는 악덕
디지털타임스
프란치스코 교황(82)이 '가톨릭 세계 평화의 날'을 앞두고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성명에서 "'모든 문제가 이주민 탓'이라고 비난하고, 가난한 이들로부터 희망을 빼앗는 정치인들의 언사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은 매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미 이주민의 국경 진입 시도를 엄금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엔 과테말라의 7세 소녀가 이 과정에서 숨져 미국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전쟁과 기아 등을 피해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등진 이주민들을 포용할 것을 선진국들에 일관되게 촉구해 왔다.
교황은 이날 성명에서 "좋은 정치는 평화에 기여한다. 좋은 정치는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장려하며, 현재와 미래 세대가 신뢰와 감사로 결속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면서 정치에 있어서의 미덕과 악덕들을 나열했다.
교황은 악덕 가운데 하나로 국수주의를 꼽았다. 교황은 "타인과 이방인들에 대한 공포 또는 자신의 안전에 대한 염려에 뿌리를 둔 불신의 분위기가 우리 시대에 두드러지고 있다"며 "국수주의는 세계화된 이 세상에서 신뢰를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아울러 "인종혐오, 인종차별, 자연환경에 대한 무관심, 눈앞의 이익을 위한 자연 자원의 낭비, 난민들에 대한 혐오 등도 정치적 악덕에 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