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중간선거 D-30] 이슈 소용돌이 속 '트럼프 심판' 투표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8. 10. 7. 08:02

강민경 기자 = "내가 출마하지는 않지만, (이번 중간선거는) 나에 대한 '국민투표'(referendum)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이같이 말했다.

 

내달 6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선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의원 33명, 그리고 주지사 36명이 결정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미중 간 무역전쟁, '러시아스캔들' 수사,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등 '뜨거운 감자'가 여러 개 산적한 가운데 치러진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이런 이슈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인들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일지 이목이 쏠린다.

 

◇'김정은 사랑' 트럼프, 북한도 유세 카드로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간선거 유세 현장에서 북한 얘기를 자주 꺼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최근 웨스트버지니아주 유세 현장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는 말까지 했다. 현재까지 이어 온 북한과의 대화가 계속 탄력을 받으려면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다.

 

오바 민타로 전 미 국무부 한일담당관은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 앞서 자신이 '대단한 협상가'란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표밭' 겨냥한 중국의 보복관세

 

중국은 연일 트럼프 행정부의 맹폭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자 중국 또한 '트럼프 표밭'의 생산물에 보복 관세로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인 '팜벨트'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때문에 당장 중국발 보복관세에 타격을 입은 농민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그 지지를 이어갈지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마킷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진 팜벨트에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의 보복관세가 몇 달 안에 타격을 준다면 상황은 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간 관세전쟁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내수를 진작할지, 아니면 생필품 값을 올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에 타격을 입힐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4일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기 위해 미국 내 여론을 바꾸려 조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던진 표는 마치 중국을 지지하는 것과 같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10월의 서프라이즈' 가져올까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수사하고 있는 '러시아스캔들'은 미국의 국내 정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쥐고 있는 이슈다.

 

관건은 트럼프 캠프가 2016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러시아 측 인사들과 내통했는지 여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트위터를 통해 필사적으로 부인했던 사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가 특검 조사에서 '플리바겐'(조건부 감형)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왼쪽)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왼쪽)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잇단 성추문 의혹에 여성 표심 향배는?

 

이번 중간선거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규모 선거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전직 성인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이 불거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출신 마이클 코언은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성추문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과거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에선 관련 사안에 민감한 여성 유권자들 표심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과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폐기 논란, 총기 소지 관련 정책 등이 이번 선거 판을 움직이는 중요한 이슈로 거론된다.

 

권좌를 지키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레임덕'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