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호황 끝나가.. 경기하강 대비하라"
한국경제 | 김일규/이현일 | 2018.05.11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제 경기 침체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세계 경기 위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11일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제10회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기 사이클을 볼 때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비서실장을 거쳐 2013년 2월부터 4년간 재무부를 이끌었다.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루 전 장관은 “호황이 당장 끝날 것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정부는 위기의 신호를 찾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중 갈등의 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루 전 장관에 이어 발표에 나선 대니 로드릭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도 “미·중 무역전쟁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악의 경우 자유무역체제가 무너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야오양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은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수출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루 전 장관은 경기가 좋을 때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거꾸로 호황기에 포퓰리즘 정책으로 재정적자를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정적자가 심화되면 정작 경기 침체 때 쓸 실탄이 없다”며 “재정적자가 미국발(發) 인플레이션만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게 루 전 장관의 예측이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 3%에 도달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일규/이현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