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中 무역전쟁에 갈팡질팡 EU "美 압력 피해 中에 가기엔.."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8. 4. 20. 11:10

머니투데이 | 김영선 기자 | 2018.04.20 10:30

 

미중간 무역전쟁에 유럽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해 반기를 들고는 있지만 중국의 영향력 확대도 우려돼 이도 저도 못하는 처지이다.

 

19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중국은 유럽연합(EU)이 중립으로 남아 중국에 문을 열길 원하지만, 유럽은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EU가 자국의 가장 큰 경제 파트너이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지역이란 점에서 EU를 중요시하고 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중국과 EU가 거래하는 물품 및 서비스의 규모는 하루 10억 달러(약 1조681억원)가 넘는다. 2015년 말 기준 EU가 중국에 투자한 금액도 2070억 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 대중(對中) 투자액 840억 달러의 2배가 넘는다.

 

카네기평화재단의 중국 경제 전문가 유콘 황은 "중국은 미국 시장을 잃더라도 EU만 있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EU는 중국의 접근을 꺼린다. 특히 서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유럽 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에 있어 신(新)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는 새로운 국제적 기준을 추구하는 하나의 도구"라면서 "이 기준은 프랑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의 그것(기준)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유럽은 사정이 다르다. 경제적 수준이 서유럽보다 뒤처지는 동유럽 국가 중엔 중국 자본에 의한 인프라 건설을 환영하는 곳도 있다.

 

실제 중국 일대일로 사업을 비판한 내용의 보고서에 EU 28개국 중 헝가리는 서명하지 않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인프라 부문에 있어 중앙유럽은 뛰어넘을 수 없는 심각한 핸디캡을 갖고 있다"며 "EU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없다면 우린 중국으로 '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럽도 마냥 중국을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언제 서유럽을 겨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가 곧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독일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목표물로 언급됐다. 2016년 미국은 독일과 무역에서 680억 달러의 적자를 봤다. 이는 미국의 적자 규모 중 중국 다음으로 큰 액수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