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차 산업혁명의 신(新)다이아몬드 '코발트' 전쟁..'전기차 굴기' 중국의 승리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8. 2. 13. 15:02

머니투데이 |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2018.02.13 14:17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 이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에서 전 세계 국가들이 코발트 확보 전쟁을 펼치고 있고, 전기차 굴기에 나선 중국이 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발트는 전기차,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다이아몬드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코발트 생산국인 콩코민주공화국의 최대 코발트 소비국이다. 다튼 코모디티에 따르면 중국 정제업체들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는 코발트의 94%를 수입한다.

 

자원개발업체 퍼스트코발트의 트렌트 멜 최고경영자(CEO)는 "내연기관차에 대한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역할을 콩고민주공화국이 전기차에 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기업들이 전기차에 있어 콩고민주공화국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고 코발트 채굴부터 배터리생산까지 전체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중국기업, 세계 1위 콩고민주공화국 코발트 점령=중국의 코발트시장 장악은 전기차 굴기와 맞물려있다.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지난 2011년 7대 전략적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전기차를 지정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 내수시장 발전은 정부 주도 전기차 육성계획의 중요한 부분이 됐고, 중국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며 중국 배터리업체 육성에 발 벗고 나섰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과정의 첫 단계를 지배하고 있다. 원자재시장조사업체인 CRU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코발트 정제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의 비중은 2012년 67%에서 77%까지 증가했다. 조만간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전세계 코발트 공급의 54%를 차지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광부들은 채굴한 회청색의 코발트 광석을 가방에 담아 자전거로 실어날라 시장의 도매상들에 판매한다. 중국 기업들이 이들 광부들로부터 코발트를 구매하는 도매상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다.

 

◇코발트,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 다이아몬드...2015년말 이후 가격 230% 치솟아=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의 수요는 말그대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코발트는 주로 구리와 니텔 채굴의 부산물로 나온다.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은 현재 연간 12만3000톤으로 2000년 이후 4배나 증가했다. 수요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연간 20만톤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코발트 수요증가의 주요인은 단연 전기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14년 1300톤의 코발트가 전치차에 사용됐고, 올해는 1만1320톤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5년까지 6만2940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코발트 가격도 이에 따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코발트가격은 지난해 2배 이상 치솟았다. 코발트가격은 2015년말 이후 230% 이상 올랐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2020년 이후 코발트 시장에 심각한 (공급)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코발트 공급부족사태는 코발트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엔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동노동 등 코발트 채굴이슈에도 중국, 코발트시장 장악 가속화=세계 최대의 코발트 생산업체인 글렌코어는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만7400톤의 코발트를 생산했다. 글렌코어는 향후 2-3년내 코발트 생산량을 두배 이상 증가시킬 계획이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는 나머지 3만~4만톤의 코발트의 대부분을 특정한 소속이 없는 광부들이나 중국업체들이 채굴한다. 광부들은 곡괭이나 삽으로 코발트 광석를 파내, 광석 1톤당 약 300달러를 벌고 있다.

 

미국과 유럽기업들은 이들 광부들로부터 코발트를 구입하는 코발트 공급업체들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일부 광부들은 어린이들이며, 마스크나 안전장치없이 코발트를 채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다반시다. 이들 광부들이 콩고민쿠공화국 코발트 생산량의 약 14%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의 콩코민주공화국 코발트 시장 장악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광산업체인 낙양몰리브덴(CMOC)는 지난 2006년 미국 프리포트-맥모란으루부터 콩고민주공화국 소재의 대형 구리코발트 광산을 인수키로 합의했다. 또한 중국유색광업집단공사(CNMC)와 콩고민주공화국 국영 광산업체는 51대 49% 지분합작으로 코발트-구리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차시장인 중국은 2011년 7대 전략적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전기차를 지정하고 육성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차시장인 중국은 2011년 7대 전략적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전기차를 지정하고 육성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예상보다 빠른 전기차 확산...중국, 3-4년내 150기가와트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 야심=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이동은 다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 요인 중 하나는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부품 글로벌공급망의 급속한 진화다. 이는 가격인하를 주도하며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확대하도록 만들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현재 킬로와트시당(시간당 1킬로와트의 전력) 200달러 수준이다. 이는 20년전 킬로와트시당 1200달러의 6분의 1수준으로 2020년대 초반까지는 1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기차는 203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판매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망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과 그 이면의 공급망은 현재 쪼개져있다. A기업이 원자재를 채굴하고, B기업이 이를 정제하고, C기업이 전지를 만들고, D기업이 전지로 배터리모듈을 생산하고, E기업이 배터리모듈을 조립해 배터리를 만드는 식이다. 중국기업들은 공급망의 각 고리들에 주요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은 약 연간 110기가와트시에 달하며 소비자가전, 전기차, 전기저장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중국은 향후 3~4년 내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의 세배에 달하는 150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오는 2020년까지 35기가와트시 생산능력을 목표로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구축중인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매가팩토리’ 계획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건설중인 '기가팩토리'의 모습. /AFPBBNews=뉴스1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건설중인 '기가팩토리'의 모습. /AFPBBNews=뉴스1

 

◇'리튬이온 배터리도, 혹시 태양광처럼'...커지는 우려=일부 기술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육성 드라이브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시장이 태양광시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글로벌 태양광시장은 중국의 육성 드라이브로 공급과잉에 빠지고, 태양광 제품가격은 급락했다. 주택용 지붕태양광설비 가격은 2010년 4만1000달러에서 현재 1만6000달러까지 떨어졌다. 현재 전 세계 태양광모듈의 65%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상위 10개 태양광모듈업체 중 7개가 중국업체다. 태양광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주요 분야 중 하나다.

 

기술자들은 "중국 정부 주도의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 육성이 과도한 가격하락을 발생시킬 경우 이는 오히려 리튬이온배터리 기술혁신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