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강세에 증산 나선 셰일업계..美,세계최대 산유국 된다
뉴시스 | 안호균 | 2018.01.29 09:57
올해 미 원유생산량 1000만 배럴 넘을 듯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제유가가 최근 3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타면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업계도 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형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미국의 일평균 석유 생산이 1000만 배럴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 2015년 말 약 40년간 지속되던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한 뒤 일평균 생산량은 이전보다 약 200만 배럴 가량 늘었다.
올해 생산량은 1030만 배럴로 지난해에 비해 100만 배럴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 생산량인 1970년의 하루 960만 배럴을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탄력을 받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증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상승하며 각각 배럴당 71달러와 66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14년 1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유가가 60 달러를 넘어선 시점부터 미국의 셰일 생산 업계는 활기를 띠고 있다. 셰일 굴착기 수는 지난 1년 동안 30% 이상 늘었다.
콜로라도의 셰일 생산업체 피크 에너지의 해럴드 조던 부사장은 "지난 2년 동안 저유가로 고통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가격 상승세에 환호하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가격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셰일 업계는 구조조정과 석유 탐사·시추 기술 개발을 통해 약 3년간 지속돼 온 저유가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기술 진보로 인해 셰일오일 생산은 10년새 두배로 늘었다. 석유 시추의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됐던 노스다코타와 뉴멕시코와 같은 지역에서도 셰일오일이 굴착되고 있다. 또 지난해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수입하는 석유의 양은 전년 대비 20% 가량 감소했다.
OPEC 등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와 맞물려 미국은 올해부터 석유 생산을 본격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광범위한 해상 화석연료 시추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천연가스 분야에서도 주요 수출국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동과 러시아가 보유했던 세계 에너지시장의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게 된 셈이다.
NYT는 "미국은 이제 세계 에너지 시장의 주요 공급자"라며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의 에너지 수입을 줄이면서 인도와 중국 등 성장하는 세계 시장에 대한 수출을 늘리면서 경쟁자들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금의 샘'의 저자이자 경제사학자인 대니얼 예긴은 NYT에 "(셰일오일 증산은) 미국을 위한 180도의 전환이고 그 영향은 세계에 미치게 될 것"이라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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