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 대러제재 유럽 기업에 타격 시 보복"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08.03 07:03
미국의 러시아 제재법안이 유럽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할 경우 수일 내로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유럽연합(EU)이 경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EC) 의장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이 러시아 추가 제재안에 EU가 우려했던 사안들을 반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와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는 유럽 기업 등에 피해를 미친다면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반드시 방어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브리기티 지프리스 독일 경제부 장관 역시 이날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와 연결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관련한 기업이나 건설업체 등의 유럽 기업들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면서 "이런 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일괄 제재하는 패키지 법안에 서명하면서 법안이 효력을 갖게 됐다. 이 법안은 지난달 25일과 27일 각각 미국 하원과 상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대러제재 안에는 러시아 기업의 미국과 유럽 내 석유 사업에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층에 경제적 타격을 입히기 위한 목적이지만, EU는 러시아와 연관된 역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 해 왔다.
한편 대러제재엔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이 제재 대상으로 추가됐으며, 미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 완화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규정이 명시됐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