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러나 美·中 포괄적 경제대화..'동상이몽'머니투데이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7. 7. 18. 11:08

김신회 기자 | 2017.07.18 10:46

 

미국과 중국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포괄적 경제대화에 착수한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 이후 100일간의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지만 분위기는 100일 전 정상회담과 달리 냉랭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켓워치는 17일 미국과 중국이 포괄적 경제대화를 앞두고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무역적자 축소를 원하지만, 중국은 현상유지를 고수하려 해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중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BBNews=뉴스1

 

중국은 미국의 중국시장 접근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100일 계획'에 따라 14년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는 등 성의를 보였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만족스러워 하지 않는 눈치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 1~5월에 중국을 상대로 낸 무역적자는 1380억 달러(약 155조7000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47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담당 부소장은 "중국은 경제운용 방법을 바꾸기보다 장기적인 의제를 설정하는 걸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현상유지를 원하고 무역전쟁 같은 큰 문제를 피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압박하는 협상카드로 무역을 활용해왔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사용한 카드도 무역이었다. 트럼프는 지난주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도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통제하도록 압박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무역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트럼프의 압박이 사실상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중국의 대북 제재 의지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국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크리스토퍼 베더 연구원은 "(트럼프는 무역협상 카드가) 적중하길 바라지만, 그의 계획이 어긋날 것 같다"며 "중국은 북한을 혹독하게 다룰 의지가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베더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 정권의 붕괴 위험을 감수하고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거나 심각한 비핵화 논의에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번 경제대화를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수입 규제 방침도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국가안보 차원에서 철강 수입의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안보 차원에서 철강 수입을 제한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주 파리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철강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수입쿼터(할당)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댄 스타인복 디퍼런스그룹 설립자는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첫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에 대한 중국과 유럽의 기대가 조심스러운 낙관주의에서 냉정한 현실주의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로스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경제대화를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행 전용기에서 "철강이 큰 문제"라며 "우리가 폐기장(dumping ground)이 된 것 같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철강 덤핑으로 우리 철강산업을 파괴하고 있다"며 "수십 년 간 그랬는데 나는 이를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특히 철강을 저가에 투매하는 덤핑 문제가 중국에 국한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