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ECB·BOE 통화 정책 변화 기조에 하락
조선비즈 | 이선목 기자 | 2017.06.29 05:39
28일(현지시각) 유럽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유럽의 통화 완화 정책 기조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은 전날보다 0.04% 내린 385.82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의 FTSE 100은 0.63% 내린 7387.80에, 독일의 DAX 30은 0.19% 떨어진 1만2647.27에 마감했다. 프랑스의 CAC 40은 0.11% 하락한 5252.90에 장을 마쳤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전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연설을 통해 “유로존에 ‘상당한’ 정도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점진적으로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비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며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로화 가치는 출렁였다.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14달러 근처까지 올랐지만, 콘스탄치오 부총재의 발언 이후 1.129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1.13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스테픈 시모니스 FXDD 글로벌 수석 통화 컨설턴트는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드라기 총재가 연설에서 지금의 통화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말하지는 않았다고 해석했다”며 “중앙 은행이 시장의 잘못된 해석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드문 일이며, 이는 ECB가 유로화 강세를 걱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도 현재 통화 정책의 변화가 필요함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카니 총재는 “영국의 임금상승률이 오르고,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면 완화 정책의 일부를 중지할 필요가 있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파운드 대비 달러 환율은 0.9% 오른 1.2930달러까지 올랐다.
코너 캠벨 스프레덱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영란은행 총재가 일부 통화 완화 정책을 중단할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들은 카니 총재가 영국의 임금상승률과 기업 투자가 증가해야 한다는 조건을 분명히 명시한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목별로 네덜란드 은행지주회사인 ABN암로그룹이 네덜란드 정부가 지분을 낮췄다는 소식에 1.9% 하락했다. 미국 의료기기업체 스펙트라네틱스를 19억유로에 인수한다고 밝힌 로열 필립스는 1.7% 내렸다.
반면, 영국 유통업체 번즐(Bunzl)은 실적 개선 소식과 성장 전략으로 3개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2.1%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