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울고, 안전자산은 웃고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증시가 울고 안전자산이 웃었다. 위기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셈이다.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반면 채권, 금, 일본 엔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시에 영국 총선, 제임스 코미 전 FBI(연방수사국) 국장의 상원 증언 등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심리는 얼어붙었고, 시장은 미끄럼을 탔다.
현재로선 이 먹구름들이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우를 뿌릴지 별일 없이 지나쳐 갈지 예단할 수 없다. 월가에선 당분간 시장이 숨을 죽인 채 횡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전일대비 6.77포인트(0.3%) 내린 2429.33으로 장을 끝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47.81포인트(0.2%) 하락한 1만1136.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대비 20.63포인트(0.3%) 떨어진 6275.06으로 마감했다.
오는 8일 영국총선,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코미 전 국장 증언 등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코미 전 국장의 상원 증언이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에 월가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 해임된 이후 처음으로 오는 8일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공개 증언에 나선다.
아담 사란 50파크인베스트먼트 CEO(최고경영자)는 "시장이 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코미 전 국장이 증언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여전히 조심스러움이 있다"고 말했다.
리사 코프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전통투자그룹책임자는 "여름철은 계절적으로 더 조용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횡보하는 시장을 예상한다"며 "투자자들이 헤드라인 뉴스에 계속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린 하라지리 미주호아메리카 투자전략가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내통의혹을 다룰 것으로 보이는 8일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앞두고 올라갈 것“이라며 ”이는 경제아젠다를 집행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스 매케인 키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전략가는 “코미의 증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이야기할 것을 줄 것”이라며 “이는 워싱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연기시키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상처를 입을 경우 시장이 기대하는 세제개편, 규제완화 등 친성장정책들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채권, 금 등 안전자산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년 만기 미 채권수익률은 이날 전일대비 3.5bp(1bp=0.01%) 떨어진 2.147%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최저치다. 지정학적 우려로 채권수요가 확대되면서 채권가격이 오르며 채권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8월물 금값 역시 전일대비 온스당 14.80달러(1.2%) 상승한 1297.50달러를 거래됐다. 금값은 이로써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제프 지퍼 US뱅크 매니징이사는 "채권과 금, 두 시장이 아마도 우려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증시는 지난 며칠간 좀 더 명확함을 기다리면서 평평해졌다"고 말했다.
뉴욕=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