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트럼프랠리 美증시, 이젠 경고등?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입닫고 행동을 보여라.’
미국 증시의 기대감이 무너졌다. 트럼프랠리를 펼쳐온 증시에 ‘트럼프 발작(tantrum)’ 경고등이 켜졌다.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한 건강보험법(트럼프케어)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아군인 공화당소속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1차 관문인 하원에서조차 표결을 연기했다.
월가전문가들은 트럼프케어 표결 연기로 그동안 증시상승을 견인한 친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의 기반이 약화되고, 시장의 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트럼프케어 표결 연기 소식에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4.72포인트(0.02%) 떨어진 2만656.58로 거래를 끝냈다. 다우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49포인트(0.11%) 하락한 2345.96으로 장을 마감했다. 11개 주요 업종 중 7개 업종이 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대비 3.95포인트(0.07%) 밀린 5817.69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 이후 세제개혁, 규제완화, 인프라투자 등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트럼프 랠리’를 펼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펼쳐왔다.
이날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대체하는 건강보험법(트럼프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정책 이행속도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표결 연기로 트럼프케어 이슈가 해결될 때까지 친성장정책의 입법추진은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이행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어제 확신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미국 증시에 에 선 강력한 상승동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안 위너 웨드부시증권 이사는 "트럼프케어 전망이 일부 우려를 일으키는 모든 것을 정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식거래는 건강보험법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이것이 세제개혁, 인프라투자,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이행능력에 의미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며 ”그동안의 랠리는 이런 정책들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반했지만, 의문이 생긴다면 시장에 더 많은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브래드 맥밀란 커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 최고투자책임자는 "트럼프케어는 정말 트럼프 대통령에겐 '입닫고 행동을 보여라'라는 첫 번째 순간이었다“며 ”트럼프케어로 인해 우리는 이제 의미있는 변화가 정말 일어날지 안일어날지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케어에 너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트 웰러 패러데이리서치 수석시장분석가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트레이더들이 트럼프케어 표결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지만, 법안이 현재 상태로는 상원을 통과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모멘텀 약화로 인해 약세를 보여왔다. 3대 주요 지수가 지난 21일 수개월 만에 1%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증시는 올들어 견고한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리사 코프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트레디셔널투자팀장은 "지난 6개월간 일어난 모든 일 이후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하락과 다지기 단계“라며 "경제적 지표는 낙관적이다. 이것이 주식이 올들어 상승세를 유지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뉴욕=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