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채권왕 그로스 "日·유럽 QE 없으면 美 경제 침체"
뉴스1 | 김정한 기자 | 2017.02.07 03:29
한때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펀드 매니저는 주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QE)가 사라질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QE가 없다면 미국의 장기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다소 빠르게" 3.5%로 급등해 미국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2.4%대이다.
그로스 매니저는 6일(현지시간) '투자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국채의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의 중앙은행들이 QE라는 "친절"을 베풀고 있는 덕분에 국채수익률이 인위적으로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로스 매니저는 그러나 이러한 "금융 메타돈(진통제) 없이는 전 세계 채권시장과 증시가 모두 침체해 큰 '발작'(tantrum)이 일어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2.45%에 머물고 있는 것은 ECB와 일본은행이 월간 1500억달러(약 171조원)어치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익률이 10bp(1bp=0.01%)인 일본국채(JGB) 10년물과 수익률이 45bp인 독일국채(분트)에서 나온 자금의 대부분은 수익률이 2.45%인 미국 국채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스 매니저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미약한 실질 성장을 초래했다"는 지난 수년간 반복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왜곡됐다"며 "수익률/보상이 생산성을 다시 만들어내기에는 지나치게 낮아서 저축/투자가 의욕을 잃었다"며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론과는 반대로 좀비기업들이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스 매니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계속 증가했으며, 금융시스템은 정화되지 않아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회복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안정이 안정을 대체했다"며 "하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제한되어 있는 한 이 같은 경제적 망상을 깨닫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언제 보유자산을 시장에 되팔 수 있게 되겠느냐(양적긴축)고 한 고객이 자신에게 질문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그럴 일은 절대 없다(NEVER)"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그로스 매니저는 "12조달러 규모인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대차대조표는 영구적이다"며 "ECB와 일본은행 덕분에 지금도 연간 1조달러씩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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