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고정' 트럼프 좌충우돌에 울고싶은 뉴욕증시
'문제는 트럼프다.'
미국 증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이민 정책으로 국내외적인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최대 우방인 오스트레일리아와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와 잇따라 갈등을 빚으면서다. 하지만 정작 보호무역 강화, 세금감면, 인프라투자 등 대선공약에 대한 명확한 그림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다운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03포인트(0.13%) 떨어진 1만9884.91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도 6.45포인트(0.1%) 떨어진 5636.20을 기록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1.3포인트 오르며 2280.85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정치적 행동들이 시장펀더멘털과 경제로부터 관심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토마스 시오마데스 하트포드펀드 투자컨설팅 대표는 "매일 방송채널을 납치하는 뉴스 폭발이 생기면서 실적 등 시장에 중요한 펀더멘털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실적이 기대보다 양호하게 나오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의 일부 둔화로 인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으면서 시장이 양호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아마도 세부사항이 없는 트럼프의 공약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Fed가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이후 증시는 상승했다. 하지만 Fed는 다음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Fed가 앞서 시사했던 올해 세차례의 금리인상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 나온 트럼프발 이슈가 또다시 시장의 펀더멘털과 경제에 대한 주목을 빼앗아 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탄도미사일 발시험을 강행한 이란에 새로운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국경장벽 건설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나쁜놈들'을 막지 못하면 미군을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수천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오스트레일리아와의 '멍청한 거래'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트윗은 그가 멀컴 턴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를 질책하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 올려졌다.
스티븐 릭치우토 미국 미주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무역, 세금감면, 인프라투자와 씨름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기조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태세를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인 트럼프의 전반적인 경제 전략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면, 경제에 매우 좋거나 매우 나쁘거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중간 지대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