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회견 "알맹이 없고 의구심만 증폭"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알맹이가 빠졌다. 의구심만 더 증폭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낙제점이다. 증시는 상승 마감했지만 불확실성이 증폭된 만큼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6.42포인트(0.28%) 상승한 2275.3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98.75포인트(0.5%) 오른 1만9954.2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1.83포인트(0.21%) 상승한 5563.65로 거래를 마쳤다. 5일 연속 최고치 행진이다.
뉴욕 증시는 대선 이후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가지 경제 정책에 대한 보다 구체화된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약값 인하와 오바마케어 폐지, 러시아 해킹 문제 등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전략분석가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며 특히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에 관한 내용이 궁금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히려 대답보다는 의문이 더 늘었다고 꼬집었다.
캐피탈 시큐리티즈 매니지먼트의 켄트 엔젤케 수석 전략분석가는 “트럼프 정부가 지금까지 해 온 것은 가장 쉬운 부분이었다”며 “지금은 공언이 행동과 정책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속도가 규제 완화나 세제 개혁보다 중요하고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그의 공약과 정책들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면 증시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비판했고 멕시코가 미국과의 교역으로 큰 이익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BMO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아담스 선임 전략분석가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규제 완화 정책이 실행되길 희망하고 있다”며 “무역과 이민 분야에서는 실용적인 접근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정책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셉 퀸란 전략부문 대표는 새 정부가 러시아에 대해서는 보다 우호적인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 방향이 러시아로 옮겨지고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와 금융은 중국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중국 시장의 잠재성이 러시아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