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 '샌드위치' 운명.."저금리 vs. 포퓰리즘 정치"
신기림 기자 = 올해 유럽 경제가 저금리와 포퓰리즘 정치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운명에 처했다. 올해 유럽 대륙에서는 잇단 선거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올 3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본격화하면 유럽의 완만한 성장세도 휘청일 수 있다.
올해 유럽의 최대 관건은 취약한 경제 성장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이례적 통화부양이 정치적 포퓰리즘에 의해 전복될지 여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포퓰리즘에 기반한 후보들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유로존 붕괴 우려가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정책적 격차를 벌릴 수록 유로는 더욱 강력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달러 대비 유로는 2003년 초 이후 최저로 밀렸다. 지난해 연간으로 유로는 3.1% 떨어졌다. 지난해 최고점 5월에 비해서는 8.8% 밀렸다. 시장에서는 1유로=1달러의 패리티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선거에서 반(反) 유로 정당이 승리하면 EU의 미래가 불안해지고 성장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브렉시트 협상의 본격화까지 맞물리면 상황은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올해 유럽 정치권에서 유로비관론 강세를 전망했다.
앤드류 윌슨 골드먼삭스 유럽자산관리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을 이끄는 마린 르펜의 승리가 "완벽하게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윌슨 CEO는 르펜 승리에 대해 "하우스 전망은 아니지만 꼬리 리스크적 이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시장 랠리가 발생했지만 유럽에서 포퓰리즘의 긍정적 효과는 유로존 붕괴 리스크로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전망했다.
유로 약세가 악재만은 아니다. 유로 하락이 꾸준한 경제성장, 은행 수익 개선과 동반한다면 유럽 투자자들이 지난 수 년 동안 희망했던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프랑수아 세버리 프라임파트너스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유럽에 대한 부정론이 지나치다"며 "내년 미국보다 아웃퍼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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