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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전쟁 서막?..'핵' 방불 치명적 무기 서로 보유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2. 6. 10:48

이정호 기자 = 세계 양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전쟁이 일어나면 양측 모두가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했다. 미국의 정상은 1979년 대만과 수교를 단절한 뒤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 같은 선례를 깬 것이다. 이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행위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좌)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그러자 다음 날 트럼프 역시 트위터를 통해 중국을 공세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 미국 제품에 대한 세금 부과, 남중국해 군사 기지 설립 등에 대해 미국의 동의를 구한 적이 있었나"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미중 관계 악화가 조만간 미중 간 경제 전쟁으로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경제 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손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로버트 매닝 브렌트스코우크로프트 국제안보센터 선임 연구원은 "미중 경제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양국 간의 긴장이 경제 분야로 옮겨갈 경우 미국과 중국 모두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어느 나라도 확연한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를 공격하기 위한 경제정책은 결국 서로를 파괴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닝 연구원은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세계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중국의 對美 레버리지

 

미국무역대표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총 4820억달러(565조6270억원)규모였다. 미국의 수입품 가운데 중국산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은 1160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그 만큼 미국 시장이 중국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게 되면 미국 내 물가가 폭등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이 최대 미국 국채 보유 국가라는 점도 중국의 레버리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중국은 약 12조달러(1경4082조원)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 중이다. 미국 정부가 돈이 필요할 때 가장 많이 빌려준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미중 간 경제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미국의 재정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더 이상 '차이나머니'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인프라 투자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걸은 상태이다. 결국 빚을 더 낼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미중관계가 악화되면 재정 조달 방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여기에 중국이 최악의 경우 미국 국채를 모두 '덤핑'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와 금리가 요동치게 된다. 미국 금융시장이 한순간에 불안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미국의 對中 레버리지

 

미국이 대중 무역을 중단하면 중국 역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는 아직 수출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서 '경제 성장'은 공산당 일당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뤄야하는 정치적 핵심 과제이다. 경제 성장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민중이 중국공산당 집권 체제에 반기를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그동안 바오파(保八), 바오치(保七) 등 경제 성장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에도 중국은 6.5% 성장률 사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히면 수출 중심의 중국 경제는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곧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중국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성격 역시 미국의 레버리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트럼프가 선거 유세 중 내놨던 반중 정책들을 실제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제품들에 45% 관세 부과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미국이 중국보다 경제전쟁을 버텨낼 수 있는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믿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매닝 연구원은 "결국 양쪽 모두가 지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중 무역을 중단하면 중국에 타격이 가겠지만 종국적으로는 미국의 기업들도 손해를 보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