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퍼펙트 스톰이 몰려온다.."亞, 내년 달러 유동성 경색"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1. 30. 08:36

신기림 기자 = 2017년 아시아 시장이 달러 유동성 경색의 해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수출을 통한 달러소득 흐름이 줄어드는 한편, 감세정책으로 인해 미국 기업의 해외소득이 본국으로 송환돼 달러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퍼펙트 스톰이 몰려온다…亞 달러 돈줄 가뭄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의 퍼펙트 스톰이 내년 아시아에서 달러 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외국계의 포트폴리오 흐름이 급격하게 줄었다. 아시아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이달에만 150억달러가 유출됐다. 이러한 유출은 올해 유입된 자금의 30%에 가깝다. 달러 강세와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이머징 성장의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내년 대출금리 스프레드, 국내 수요, 유동성 부족을 상쇄하려는 중앙은행들의 의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경고했다. 아시아로 유입되는 달러흐름의 주요 원천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흐트러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 뿐 아니라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소시에테제네랄도 이머징 시장의 고통이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금리인상 환경에서 달러부채의 상환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29일 보고서에서 "달러가 강해지면서 달러부채를 상환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 세계 달러 표기 신용 잔고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넘게 불어나 10조달러가 넘는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머징 국가들과 기업들의 달러 부채는 3조2000억달러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수 년동안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더욱 타이트해지면서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28일 보고서에서 "무역, 포트폴리오 흐름 혹은 채권발행 등 모든 달러 원천이 미국의 정권교체로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아시아의 무역 흑자가 감소하고 수출국과 수출기업들은 보호무역주의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 "연준 금리 인상시 높은 변동성 일상화"

 

아시아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상대적으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편이었다. 미 달러를 조달하는 비용을 의미하는 환율베이시스스왑 스프레드가 상당히 일정하게 유지됐다. 그 동안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외국계 자본흐름 등으로 국내 달러공급이 원활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우호적 환경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 들여서는 안된다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달러 유동성 압박은 필리핀,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시장에서 지난 한 달동안 이미 눈에 띄게 심화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기간 프리미엄 역시 상승해 정상화하면 고변동성이 일상화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아시아로 가는 달러 흐름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시아 시장에 소재하는 미국 기업들이 어닝을 본토로 송환하는 리스크 변수도 있다. 일례로 싱가포르에서는 1000억달러가 미 본토로 회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추산했다. 한국의 경우 200억달러가 넘을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아시아시장이 완전히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이 상당히 두텁고 브렉시트 이후 랠리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내년 아시아로 유입될 자본이 여전히 강력할 수도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권은 아시아 지역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도이체방크는 "중앙은행들이 적정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거나 수출경쟁력을 이유로 통화 약세를 허용하는 식으로 후퇴하면 내년 아시아에서 달러 유동성은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