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유럽 자산거품 키웠다"
파이낸셜뉴스 | 박종원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내년 3월까지 QE 지속
약 2년 전부터 마이너스(-) 금리로 경기부양에 나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저금리 정책의 위험을 인정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진행중인 양적완화(QE) 정책은 아직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에 출석해 지속적인 저금리가 유럽의 자산 거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로 금융시장에 과도한 위험부담 및 부채를 포함한 각종 위험요소가 급증할 "비옥한 토양"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특히 8개 유럽 부동산 시장을 지적하며 "심각하게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범유럽 금융규제기관인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은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을 포함한 8개국 재무장관들에게 경고성 보고서를 보냈다. ESRB가 보낸 보고서에는 부동산 거품과 부채 증가, 가계 주택담보대출 상환 능력 약화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드라기 총재가 의장으로 있는 ESRB가 이러한 보고서를 보낸 것은 2010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들 시장이 즉각적인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충격이 발생한다면 곧장 거품 붕괴와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저금리 정책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QE와 저금리 정책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이 아직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금 가장 큰 위험은 약화된 경제성장에서 나오고 있으며 우리의 경제회복이 단단하지 않고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가능성에서도 위험이 자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CB는 지난해 3월 국채 등 자산을 사들여 시장에 돈을 푸는 QE를 실시한 이후 같은 해 12월 발표에서 내년 3월까지 QE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