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신흥국 채권 가장 매력적..역풍이 순풍으로"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美 저금리 장기화·상품시장 및 中 경제 안정이 호재…선진국에선 英 투자매력 으뜸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요즘 가장 매력적인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신흥시장 채권을 꼽았다.
리처드 터닐 블랙록 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온더스트리트' 프로그램에 나와 신흥시장에 불던 3개의 역풍이 순풍으로 변하고 있다며 신흥시장 채권이 가장 매력적인 수익원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FRB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그동안 신흥시장에서 자본유출을 촉발하는 요인이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FRB가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는 신흥시장 채권 같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상품(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도 호재다. 상품시장의 침체는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주요 신흥국 경제에 부담을 줘왔다.
아울러 터닐은 성장둔화 우려가 컸던 중국 경제도 좀 더 안정적인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3가지 요인이 맞물려 신흥시장 채권의 투자수익률이 한 자릿수 가운데 중반 이상이 됐다"며 "신흥시장 채권의 수익률이 더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터닐은 선진국에서는 영국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이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홀딩스를 243억파운드(약 36조51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게 그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터닐은 선진국 가운데는 영국이 장기투자 관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다만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가 향후 1년 안에 침체를 겪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터닐은 저금리와 파운드화 약세 가능성이 특히 영국 수출업계에 대한 경기위축 충격을 덜어주는 완충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수출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종목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터닐은 "영국의 경기침체가 꼭 영국 증시의 약세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