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루비니 교수 "영국과 유럽연합, 화해로 풀어가야"
SBSCNBC | 김영교 기자 | 2016.06.28 08:35
■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이번에도 중국에서 나가 있는 하계 다보스포럼을 연결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봤습니다.
현장 톈진에 김영교 기자가 나가 있는데요.
한번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영교 기자, 아직 연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브렉시트 후폭풍은 남아있습니다.
어제(27일) 아시아 증시의 경우 반등해서 한시름 덜었나 싶었는데 오늘 새벽 유럽증시와 미국증시가 오늘 우리 그대로 하락세를 이어갔기 때문에 오늘 우리 증시도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다보스포럼에서도 원래 의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지만 브렉시트 이슈가 불거지면서 어제는 또 브렉시트에 대해서 많이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 톈진시에 나가 있는 김영교 기자를 연결해서 어제 분위기는 어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김영교 기자.
<기자>
네, 하계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중국 톈진시 메이장 컨벤션센터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두 번째 날이었던 어제 포럼은 브렉시트와 관련된 논의로 마무리 지었다고요?
<기자>
네, 브렉시트와 관련해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이 해답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고요.
포럼측은 그런 참가자들의 요구에 응해 특별 세션을 마련했는데 이 특별 세션에는 '닥터둠'으로 잘 알려져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참가했습니다.
먼저, 루비니 교수는 브렉시트가 유럽연합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영국과 유럽연합이 화해로 풀어갈 것을 제시했습니다.
동영상 먼저 확인해보시겠습니다.
[누리엘 루비니 / 미 뉴욕대 교수 :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함에 따라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도 독립하려 할 것입니다.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단순히 영국의 탈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분열로 이어질 것입니다. 중동 분쟁이 격화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서서 발칸반도와 발트 해까지 공격적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영국과 유럽연합의 결합은 그간 많은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현재 당사자가 이혼 결정을 후회하고 있는 만큼 실제 많은 부부가 그러하듯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혼의 대가는 양쪽에 너무나도 값비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제안하는 바입니다.]
이어서 루비니 교수는 이번 브렉시트의 근본적인 원인은 세계화에 따른 한 국가 내에 빈부 격차가 커진 데 따른 것이 크다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비슷한 상황은 되풀이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누리엘 루비니 / 미 뉴욕대 교수 : 세계화, 교역 및 이주의 증가, 기술발전 등에는 항상 이익을 취하는 쪽과 손해를 보는 쪽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로 인해 빈부 격차로 인한 갈등, 세대 갈등, 도시와 지방 출신, 전문 및 비전문 인력 간의 갈등, 더 나아가 다원적 사회를 지지하는 입장과 지지하지 않는 입장 사이의 갈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갈등이 이번에 영국에서도 드러난 것인데요.
현재 미국 보수진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세계화와 이민 증가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긴 분노한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민심을 대변하고 있고 진보 진영에서도 버니 샌더스 후보가 마찬가지로 세계화를 우려하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민심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고용 상황이 유럽 대륙에 비해 양호한 편이죠. 이들은 실업률이 5% 수준에 그치는 반면 유럽은 실업률이 평균 10%에 달하며 신규고용과 임금상승률도 저조한 상황입니다. 청년실업률은 이보다도 더 심각하죠. 현재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하고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나 버니 샌더스 후보가 등장한 마당에 경제적 상황이 훨씬 나쁜 유럽은 어떻게 될까요.
따라서 지금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이들은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쪽에 표를 주게 될 것입니다. 더이상 흑인 대 백인 또는 보수당 대 노동당의 대결구도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민주당의 경우 국제주의자와 급진 좌파로 갈리고 있고 공화당의 경우 월가와 재계 진영에서도 사회적 보수층이면서도 세계화와 해외 교역 증가로 피해를 입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당 일부는 잔류를, 일부는 탈퇴에 투표했고 이는 영국 독립당과 보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당도 금융 및 기업의 세계화에 찬성하는 진영과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진영으로 양분돼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가 양극화돼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많은 선진국에서 그 여파가 상당할 것입니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유럽이 분열되는 것은 중국에게는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누리엘 루비니 / 미 뉴욕대 교수 : 중국은 유럽연합과의 다양한 무역협정 덕분에 그동안 수출국으로서 많은 이득을 취했습니다. 만약 유럽연합이 분열한다면 중국으로서는 28개 국가와 일일이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유럽이 안정화되고 단결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합니다. 중국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유럽의 한 국가를 교두보로 삼아 유럽 전역에 대한 수출을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붕괴하고 다시 국경이 생긴다면 지금까지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는 겁니다. 따라서 유럽연합이 분열되는 시나리오는 중국에도 결코 이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예전에 자유로운 이주를 허용하는 것이 사회적 불안정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이주 등록 절차가 까다로우며 거주지역을 옮길 경우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즉 중국은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미 겪어서 교훈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정치적, 경제적 통합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로운 이주를 허용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제한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습니다.]
또 이번 브렉시트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받게 될 곳은 역시 영국의 수도이자 세계 금융중심지인 런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누리엘 루비니 / 미 뉴욕대 교수 : 브렉시트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금융서비스의 중심지인 런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번에 브렉시트 탈퇴를 이끈 찬성파는 런던 외의 지역에서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비금융 업종에 종사하는 계층으로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며 또한 금융계가 세금을 충분히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럽연합이 곤경에 처한 런던과 같은 입장인지가 관건입니다. 사실 러시아, 아랍권, 아시아 출신의 영국 국민 등 유럽연합의 수혜를 받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혜택이 온전히 고르게 분배됐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등을 돌릴 것입니다.
영국 정부로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오니 무작정 도와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세계화에 따르는 모든 혜택이 균등하게 분배되고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합니다. 런던이 비록 중요한 도시라고는 하지만 영국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스코틀랜드의 경우 영국과 다른 길을 걷자는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루비니 교수는 닥터둠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브렉시트는 우리가 상상한 것 그 이상으로 큰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누리엘 루비니 / 미 뉴욕대 교수 : 물론 유럽연합과 유로존의 통합 모델에만 한정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현재 유로존 내에 개혁과 긴급구제 등에 따른 피로가 많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급진 대중영합주의 정당의 목소리가 좌우를 막론하고 점점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인데요.
과거 그리스가 한 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고, 이번에 스페인의 총선 결과도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지에서는 반유로, 반이민, 반무슬림, 반유럽을 기치로 내건 우파 정당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이 높고 경제성장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고용도 부진하고 임금 상승도 거의 없다시피 해 만약 앞으로 청년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언젠가 정치적 역풍이 거세게 몰아칠 것입니다. 저희는 현재 그 시작을 목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유럽 대륙보다 여건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지금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계 다보스포럼은 오늘 마지막 날을 맞이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영향에 대해 돌아보는 세션을 끝으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