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베네수엘라와 채무재협상..야권과 만나 안전판 마련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6. 20. 11:40

중국이 경제 붕괴 직전의 베네수엘라와 채무 재협상에 돌입했다. 또 마두로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야권과도 만나 채무승계를 논의했다.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채무 조정협상 과정에서 비공식으로 베네수엘라 야권과 만나 채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정의 대부분을 석유판매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나라가 거덜 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 경제가 올해 8%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4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2년 만기인 베네수엘라 국채 금리는 33%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경제가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퇴출됐다.

 

 

경제가 망가지다 보니 모든 화살은 2013년 집권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쏠리며 정권의 지지율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쿠테타가 벌어져 마두로 대통령(왼쪽 사진)이 실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당 지도자이자 미란다 주지사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남미를 순방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국민소환 투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650억달러(약 76조원)를 빌려준 최대 채권국 중국으로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정권이 들어서면 빚을 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중국에 일단 이자만 갚을 수 있도록 채무 조건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의회를 장악한 야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물밑으로 야당 인사와 만나 채무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마두로 정부가 물러나고 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를 대비해서다. 야당이 승인한 채무방안이니 새 정부가 채무를 승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의회 금융위원회 소속 야당의원인 호세 게라도 “일부 야당의원과 컨설턴트가 중국 측 인사를 만난 건 사실”이라면서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마두로 정부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야당인사와 만남은 마두로 정권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에 대한 외교적 압박수위가 거세졌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FT는 전했다.

 

궈 지에 베이징대 남미문제 전문가는 “베네수엘라에 정말 돈이 없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된다”면서 “채무상환기간 연장이나 채무 재조정을 포함해 합리적 해법을 찾을 것”으로 말했다.

 

장순원 (cr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