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MF "中기업부채 과도".. 글로벌 경제 위협 경고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4. 14. 18:47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등 신흥국 대기업의 부채 수준이 과도하다며 이들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13일(현지시간) 발간한 ‘글로벌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특히 중국 및 신흥국 대기업의 지나친 부채 수준이 금융 안정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이들 기업들과 해당 국 주요 은행과의 밀접한 연관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국가들은 대기업이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대기업이 부채에 허덕이며 자금 압박을 받더라도 도산하도록 방치하지 않고 이들 기업들을 살리는데 혈세를 쏟아부어 결국 국가 재정과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中한계기업 부채 비중 상당..금융안정성 리스크

 

중국에서는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들이 보유한 부채가 무려 1조3000억달러(약 1504조원)에 달한다. 이는 은행 대출과 채권을 포함한 중국 기업 부채 총액의 7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 한계기업이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 은행권이 입는 손실액이 국내총생산(GDP)의 7%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호세 비날스 IMF 통화·자본시장 담당 국장은 “중국이 경제 부문에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지만 중국 기업의 건전성은 경제성장 둔화와 낮은 수익률 등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중국 회사채 발행은 계속 늘고 있다. IMF는 특히 부동산, 광산산업, 제조업처럼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압력에 시달리는 업종에서 신규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 채권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증하는 기업부채 문제는 결국 금융부문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채권사이트 차이나본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중국 시중은행, 보험사, 펀드 등의 미지불 회사채 비중은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비날스 국장은 “중국 당국은 한계기업의 회사채 발행 급증 등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중”이라며 “그러나 그 규모가 워낙 막대해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브라질 ·러시아 등 원자재 급락 타격..선진국에서는 은행권 우려

 

브라질과 러시아 등 대표적인 신흥국 기업들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에서 그동안 거대 독점기업으로 군림했던 원자재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비날스 국장은 “원자재 가격 급락은 신흥국 기업은 물론 이들 국가 재정 건전성마저 악화시키는 등 경제와 금융 리스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부채 급증과 경제성장 둔화로 신흥시장 위험도는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들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 안정에 미치는 위험도가 7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IMF는 진단했다. 결국 신흥국 경제 문제가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IMF는 선진국 경제의 경우 은행권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마이너스 금리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은행 수익성이 저하되는 위험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 급락은 석유산업 등에 투자를 많이 한 일부 선진국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IMF는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설비투자 등 자본지출을 줄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정 (benoi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