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자들 엔화 강세에 왜 민감하게 반응하나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4. 9. 11:11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엔고=중앙은행 통제력 상실'로 받아들여… 1Q 어닝시즌 개막 '기대보다는 걱정']

 

 

“엔화는 상징적인 존재다. 계속되는 엔화 강세는 중앙은행이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시장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뉴욕 증시가 장 막판 나타난 엔화 강세에 화들짝 놀란 이유다. 국제 유가가 무려 6% 이상 급등했지만 지수 상승 폭이 미미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5.69포인트(0.28%) 상승한 2047.6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5포인트(0.2%) 오른 1만7576.9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32포인트(0.05%) 상승한 4850.69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과 다우 지수는 이번 주에만 각각 1.2%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도 1.3% 떨어졌다. 약 2개월 만에 최악의 주간 성적표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어제는 엔화 강세에 따라 시장이 움직였고 오늘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며 “엔화 강세는 중앙은행이 통제력을 잃어간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108엔대까지 추락하며 201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장 마감 30분을 남기고 다시 하락 반전했다. 전날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과도한 환율 움직임은 (일본 경제에)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필요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중앙은행이 과연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됐다. 계속되는 양적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 조짐은커녕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모건 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류 슬리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으면서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며 “계속 지적해 왔듯이 지금 아주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전략분석가는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 유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얇게 만들고 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일부 의류업체들의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재 업종 지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11일 알코아와 4개 대형 은행을 시작으로 실적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글로벌 마켓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케니 선임 전략분석가는 유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주목했지만 초점은 분기 실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톰슨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1분기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