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채권왕 군드라흐 "마이너스 금리, 은행 붕괴·증시 추락 가져올 것"
조선비즈 | 양이랑 기자 | 2016.03.10 16:06
제프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블룸버그통신 제공.
“마이너스 금리 역효과 낼 것…은행에 심각한 도전”
‘신(新) 채권왕’으로 불리우는 제프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마이너스(-) 금리는 정말 나쁘다"며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각) CNN머니에 따르면 군드라흐 CEO는 지난 8일 오후 웹캐스트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 붕괴와 증시 추락을 촉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잇따라 도입했다. 과거 시도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효과에 대해 검증할 수 없음에도 전격적으로 시행에 옮기기로 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군드라흐 CEO는 "마이너스 금리는 이미 글로벌 금융 시장을 겁먹게 하고 있다"며 "유럽과 일본의 주식 시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전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마이너스 금리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준다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은행들은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돈에 대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수수료나 보관료를 내야 한다. 대출 활성화를 위해 은행에 징벌적 금리를 부과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연초 유럽 주식시장에서 은행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는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군드라흐 CEO는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대학살'이라고 표현했다.
군드라흐 CEO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크게 반등한 미국 증시에 대해서도 위험 대비 보상이 낮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미국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오름세를 지속할 확률은 2%에 불과하고 내릴 확률은 20%라고 예측했다.
최근의 유가 반등에 대해서는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같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원유 재고가 지나치게 많다"며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금에 대해서는 온스당 1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탓에 금값이 오를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금 선물 가격은 올 들어 19% 상승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한 군드라흐는 미국 자산운용사 TCW그룹의 토탈리턴채권펀드를 10년간 운용하면서 수익률을 상위 2%로 유지해 유명세를 탔다. 2009년부터는 더블라인캐피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전설의 채권왕' 빌 그로스도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주 빌 그로스는 "은행들은 대손 상각, 규제 강화, 마진 악화로 인한 영원한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