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에 쏠린 눈 '기대반 걱정반'
2016.03.10 07:08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놓을 추가 경기부양책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것인지, 기대감을 실망으로 바꿔놓을지에 달렸다”
월가의 시선은 대서양 너머 ECB에 쏠려 있다.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통화정책협의회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0포인트(0.51%) 상승한 1989.2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36.26포인트(0.21%) 오른 1만7000.3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25.55포인트(0.55%) 상승한 4674.38에 거래를 마쳤다.
KKM 파이낸셜의 다니엘 더밍 상무는 “최대 관심사는 내일 발표될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마이너스 0.3%인 예치금 금리를 10bp 이상 추가로 떨어뜨리고, 월 600억유로인 자산매입 규모도 100억유로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D 다이렉트 인베스팅의 미쉘 맥그레이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에서 보다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시장은 다소 실망(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 확대가 유럽 은행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피플즈 유나이티드 엘스 매니지먼트의 존 콘론 수석 전략분석가는 수년간 계속된 유럽의 성장과 물가상승률 부진 때문에 ECB의 경기 부양 노력이 제대로 성공할 것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싯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매니저는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 또다른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ECB 발표가 나올 때까지 투자결정을 미루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거래량은 6억주 수준으로 최근 10일 평균에 비해 1억주 적었다. 웰스파고 펀드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센 전략분석가는 “시장이 오늘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관망세가 형성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증시 상승 원동력은 국제유가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9% 급등하며 38달러를 돌파했고 북해산 브랜트유도 3.3% 오르며 41달러에 육박했다.
보스턴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최고 전략분석가는 유가 상승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며 “투자자들이 ECB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