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베어마켓의 그림자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2. 9. 08:55

이데일리 | 안승찬 | 2016.02.09 07:21

 

(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뉴욕 증시가 힘을 잃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또 하락했다. 금융 관련주의 낙폭이 컸고, 시장을 이끌던 IT 관련주도 힘을 받지 못했다.

 

유가는 계속 떨어지고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을 이어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제 ‘베어마켓’(약세장)이 이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8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26.61포인트(1.42%) 하락한 1853.44를 기록했다. 2014년 4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77.92포인트(1.1%) 내린 1만6027.0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79.39포인트(1.82%) 급락한 4283.75로 거래를 마쳤다.

 

◇ ‘립서비스’로 끝난 감산..국제유가 다시 30달러 아래로

 

국제 유가가 다시 30달러 아래로 떨어진 점이 처음부터 뉴욕 주식시장을 짓눌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2달러(3.9%) 급락한 26.69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의 감산 합의가 불발된 점이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전날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과 만났지만 감산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직후 사우디와 베네수엘라 양쪽 모두 “생산적이었다”고 자평했지만 감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회담이) 생산적이었다는 말이 원유 감산을 의미하냐고? 최소한 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 추가 금리인상 우려..베어마켓 시작되나

 

이날 추가적인 경제지표가 발표된 건 아니지만, 다시 살아난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은 시장을 누르는 요인이다.

 

지난 5일 미국 노동부는 1월 실업률이 4.9%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5%를 밑돈 것은 지난 2008년 2월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5%의 실업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더 좋았다.

 

임금도 올랐다. 1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한 달 전보다 12센트(0.5%) 올라 연간 기준으로 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0.3% 인상보다 높였다.

 

다만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자 수는 15만1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6만2000명의 신규 고용에 비하면 상당히 둔화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인 19만명에 못미쳤다. 온화한 날씨와 연말 쇼핑시즌에 따른 일시적 고용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상반된 고용지표였지만, 주식시장은 낮아진 실업률과 임금인상에 조금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다. 한창 추가금리 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다.

 

CMC마켓의 수석 전략가인 콜린 시에진스키는 “명백한 하락장의 기술적 단기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제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주석 전략가인 테리 샌드벤은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단기적으로 아래쪽으로 더 열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승찬 (ahnsc@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