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증시 방향, 결국 유가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1.23 07:28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국제 유가 폭등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 부양 기대감에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올 들어 처음으로 주간 기준 상승세를 나타낸 것도 긍정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유가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7.91포인트(2.03%) 상승한 1906.90달러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10.83포인트(1.33%) 오른 1만6093.5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19.12포인트(2.66%) 급등한 4591.18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주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1.4% 상승했고 다우 지수는 0.7%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2.3% 상승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지수가 상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뱅크의 크리스 캐프니 대표는 “오늘의 일등공신은 유가”라며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최소한 하락세가 멈춘다면 증시도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랜트유는 미 동부 지역의 한파 예보와 저가 매수 영향으로 각각 9%와 10% 폭등했다.
베이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주식 중개인은 “최근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됐다”며 “유가 안정이 지속되고 시장도 며칠간 안정된다면 증시 향방에 대해 보다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전날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패널 토론에서 "물가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실탄은 풍부하며 이를 쓸 의지 역시 충만하다"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역시 이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경우 일본은행은 추가 완화정책을 시행할 준비가 있다”고 밝혔다.
USAA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버니 윌리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나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시 반응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은 유가를 (경기침체의)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타시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래퍼티 수석 전략분석가는 “ECB와 BOJ가 내놓은 발언들이 바닥을 찍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보다는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나 기업들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에 따른 증시 상승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론 수석 전략분석가는 “여전히 올해 증시가 꽤 험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2보 전진하면 1보 후퇴하는 모양새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도 보탬이 됐다. 지난해 12월중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14.7% 증가한 546만호(연율환산)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8.9% 늘어난 520만호를 예상했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