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약세장' 진입.."지금은 '부정' 단계"
머니투데이 | 김신회 기자 | 2016.01.21 08:52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MSCI 전세계지수 등 전 고점 대비 20% 이상 추락…'부정→고도의 불안→공포→공황']
글로벌 증시가 마침내 '약세장'(bear market)에 돌입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0일(현지시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를 반영하는 MSCI 전세계지수가 이날 지난해 초 고점에 비해 20% 이상 떨어지며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2% 넘게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또 다른 글로벌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FTSE 전세계지수도 이날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지수 외에 일본 닛케이225와 영국 FTSE100 등 개별국 증시 대표지수도 이날 속속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전 고점에 비해 14%, 16%가량 떨어져 '조정'(correction) 국면에 들어섰고 중소형주 위주인 러셀2000지수와 S&P미드캡400지수는 이미 약세장에 빠졌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그리스 이집트 러시아 증시의 대표지수는 전 고점 대비 40% 넘게 추락했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홍콩 증시는 각각 30% 이상 떨어졌다. 프랑스 대만 독일 스웨덴 증시도 20% 이상의 낙폭으로 약세장에 있다.
마켓워치는 이날 월가의 베테랑 투자자인 마크 D. 쿡의 견해를 빌려 약세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부정(denial)→고도의 불안(high anxiety)→공포(fear)→공황(panic)'의 4단계로 반응하는 게 보통이라고 보도했다.
◇부정=쿡은 현 시점을 '부정' 단계로 봤다. 강세론자들이 고집을 꺾지 않는 단계다. 많은 이들이 현실을 외면한 채 시장이 회복되리라 기대한다. 이 시점에서는 많은 이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도 하지만 국제 원유시장에서 경험한 것처럼 약세장에서는 통하지 않느다고 쿡은 경고했다.
◇고도의 불안=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놀란 사슴과 다를 바 없다. 바짝 얼어붙어 옴짝달싹할 수 없다. 쿡은 시장이 아직 이 단계까지는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공포=강세론자들이 차차 잘못을 깨닫는 단계다. 신용거래로 주식을 산 이들은 공포에 휩싸인 채 그동안 사모은 주식이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쿡은 공포가 커지면 투자자들이 마지못해 행동에 나서기 시작하지만 대개 '본전을 되찾으면 팔자'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공황=투자자들이 패닉 상태가 되면 마침내 포기를 선언하고 행동에 나선다.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단계다. 이쯤 되면 지수가 두 자릿수씩 빠져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공황 단계 막바지에 이르면 많은 투자자들이 다시는 주식을 사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쿡은 투자자들이 20-50%의 손실을 보고 항복을 선언할 때가 바닥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