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증시 중국 공포..3대 악재가 패닉 불렀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 5. 11:42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 2016.01.05 09:40

 

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보다 7% 가까이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사진은 중국 증권사의 시세판 앞에서 한 개인투자자가 얼굴을 감싸고 있는 모습/조선일보DB

 

2016년 첫 거래일 글로벌 증시가 중국 증시 급락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대부분 크게 하락했다.

 

지난 4일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9% 하락한 3296.66에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일본 닛케이종합지수도 3.1% 내렸고, 홍콩 항성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모두 2.7%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2.2% 내린 1918.76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 급락은 이후 개장한 다른 해외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1.6% 떨어졌고,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4.3%, 2.5% 내리는 등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신흥국에 속한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도 각각 1%, 2.8% 하락했다.

 

◆ 경기침체 우려·환율 변동·대주주 지분동결 해제…‘3대 악재’가 패닉 불렀다

 

중국 증시가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하락한 표면적인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난달 제조업 지표가 부진해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점을 꼽는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를 기록, 전달치(48.6)와 예상치(48.9)를 모두 밑돌았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개선 전망이 우세하고, 50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가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 이후 두 달간 상승하다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이미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보다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대주주의 지분동결 조치 해제에 따른 수급 악화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증시가 급락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증시가 크게 꺾이던 지난해 7월 8일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상장사 대주주들과 임원, 감사, 지배주주, 5% 이상 지분 보유자 등의 주식매도를 6개월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었다. 8일부터 매도제한 조치 해제가 임박해 6개월간 대기 상태였던 매도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질 것을 우려한 개인투자자들이 앞서 투매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1월에 예상되는 중국의 대주주 지분매각 물량은 1조1000억위안으로 유통주 시가총액의 3%, 월평균 거래대금의 6%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위안화 약세로 환율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4일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고시 환율은 6.503위안으로 지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 약세 기조를 이어오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늘고 있다.

 

◆ 환율·대주주 지분동결 해제는 ‘단기 악재’…1월 중순 이후 안정될 듯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증시 급락으로 전 세계 증시에 퍼졌던 공포가 빠르게 해소돼 증시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주주 지분동결 해제와 위안화 약세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지만, 중국 정부의 빠른 정책 대응으로 악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는 올해 상반기 중국 증시의 최대 위험요인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런민은행이 위안화 안정성 관리에 대해 강조해 온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 속도를 늦추는 방법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시에서 수급에 부담이 되고 있는 대주주들의 매도도 며칠 안에 마무리 될 것”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1월 중순 이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과거 중국 증시에 비유통주 해제 물량이 일시에 풀리면서 한 달간 6000억위안 이상이 매도됐을 때는 증시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이번 대주주 매도 물량은 1월에 한꺼번에 풀릴 가능성이 작다”며 “해제가 시작되는 8일 이후에는 과도한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제는 경기침체…추가 부양책 없으면 금융불안 장기화 가능성

 

환율과 대주주 지분동결 해제 등에 대한 단기 악재가 곧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증시가 다시 눈에 띄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하반기 살아나던 경제지표가 다시 악화되면서 중국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2015년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6.8%로 제시해 지난 1990년에 3.8%를 기록한 이후 2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도 평균 6.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5%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차이신 제조업 PMI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중국 통계국의 제조업 PMI는 49.7로 견고한 수준을 기록했고 비제조업 PMI도 54.4로 상승했다는 이유를 들어 경기 개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시진핑 중국 주석이 “경기부양이 최근 중국이 직면한 도전에 대한 해답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최근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 가동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경기가 빠른 시일 내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늘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고, 기업 실적 역시 악화되고 있어 중국 금융시장이 계속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