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문제도, 해결책도 모두 '국제유가'
머니투데이 |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5.12.16 07:29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국제 유가 급락이 문제의 원인이었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결정을 하루 앞두고 상승한데 대한 월가의 평가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이는 정크 본드(고수익 고위험 회사채) 위기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1.47포인트(1.06%) 상승한 2043.4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56.41포인트(0.9%) 오른 1만7524.9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43.13포인트(0.87%) 상승한 4995.36으로 거래를 마쳤다.
BMO 브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증시는 유가를 일종의 암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가 반등에 힘입어 에너지 업종이 상승했고 이는 증시는 물론 회사채 시장 안정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가 지지를 받으면 이는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전략분석가는 “지난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유가까지 안정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며 “과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증시가 상승했던 경험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업종 지수(로이터 기준)는 2.54% 급등했고 금융과 헬스케어 업종도 각각 1.9%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FBN 증권의 제레미 클라인 수석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FOMC를 앞두고 포지션을 정하려 했다”며 유가가 연중 최저치에서 반등했고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11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0.5% 상승,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상승,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JP모건 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분석가는 “근원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디플레이션 가능성 또한 매우 낮아졌다”며 “이는 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고 지적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미국)의 제레미 지린 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증시가 다소 과매도 상태였고 정크 본드와 에너지 가격 모두 다소 지나치게 하락한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소한 지금은 정크 본드가 반등했고 이 또한 증시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크 본드(고위험 고수익 회사채)에 투자하는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인 HYG와 JNK는 각각 1.64%와 1.17% 반등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로버트 베이어드의 브루스 빗레스와 일리엄 델위치 전략분석가는 보고서에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텍스 셀링(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손익을 명확히 하기 위해 연말에 매도물량이 늘어나는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며 “과거 이 시기에 증시가 상승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연말 랠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