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존슨 런던시장 "트럼프 만날까 두려워 뉴욕 안가"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5. 12. 9. 17:10

조선비즈 | 이용성 기자 | 2015.12.09 10:24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유력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블룸버그 제공

 

JK 롤링 “볼드모트(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악당)보다 나쁜 트럼프” 비난

 

미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내 이슬람 입국 금지’ 주장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비난이 거세지면서 트럼프는 최근 테러 공격으로 불안감이 높아진 파리와 런던 등을 예로 들며 자신의 주장의 당위성을 인정받으려 했지만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고 있다고 CNN과 워싱턴포스트, CN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8일 미국 CNBC 방송에 출연, “파리는 더 이상 안전한 도시가 아니다. 급진주의자들이 위세를 떨치는 파리 일부 지역은 경찰조차 가기를 꺼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런던에 대해서도 “런던과 다른 지역에도 급진주의자들로 인해 경찰이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가기를 꺼려하는 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런던 경시청이 즉각 성명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경시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보통이 경우 이런 반응에 대응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 경우에는 트럼프의 주장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런던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시청은 이어 “미국 대선후보 누구나 런던에 와서 치안 상황에 대한 경시청의 브리핑을 받길 원한다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인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30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런던은 다양성과 관용에 관한 자랑스런 전통을 갖고 있다”며 “급진주의자들로 인해 경찰이 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건 어리석은 주장”이라며 “내가 뉴욕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 도널드 트럼프를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각계 유명인사들의 비난 발언으로 넘쳐나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의 발언에 대한 BBC 기사 링크와 함께 “참 끔찍하네. 볼드모트(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악당)도 근처에도 못 가겠다”라고 썼다. 스카프를 쓴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진과 함께 “영국은 여왕이 왕관 대신 히잡을 쓰고 다닐 정도로 급진(이슬람)화 됐다고 비꼰 이도 있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잔인한 공격의 희생자가 되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도 함께 트럼프 때리기에 동참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이튿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 들어가야 할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로 가득하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백악관이 특정 대선 후보를 겨냥해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발언이 당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때리기에 동참했다. 데이비드 졸리(플로리다) 하원의원은 "트럼프는 이제 경선을 그만둘 때가 됐다"고 압박했고,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도 비공개 의원모임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무슬림을 받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가 믿고 추구하는 모든 것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