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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잠재적인 것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5. 11. 3. 11:08

심우로부터 결혼소식이 들려왔다.
무척 슬펐다.
내심 그애만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하루종일 우룰했다
그러나 사람은 조잡한 존재여서, TV를 보는 것만으로도 슬픔을 달랠 수 있었다.
나는 만남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결혼을 위해 만나는 것, 우정을 기대하는 만남, 사랑과 헌신을 기대하는 만남, 그리고 일상의 만남.
모두 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만남도 정해진 것이 없고,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정 어두운 곳이며, 진정 본능이 지배하는 무의식의 세계라는 것이다.
하물며 결혼 역시 매일 매일 똑 같은 사람의 천가지 얼굴과 만남을 가지며, 그들은 서로의 어두운 내면 세계의 빠져들기 마련이다.
여기서 어둡다는 의미는 밝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직 모른다는 의미다.
어떤 사람은 결혼은 상대를 끝까지 괴롭히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그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결혼은 배우자와의 투쟁이다.
단지 평화를 위한 투쟁일 뿐이다.
승리를 위한 투쟁은 오히려 짧다.
그러나 평화를 위한 투쟁은 평생이란 기간도 짧을 뿐이다.
평화를 위해 우리는 가정이란 울타리 속에서 가족들을 책임지며, 생산을 하며, 아이를 기른다.
사실 결혼생활의 대부분은 출산과 아이의 양육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화를 위한 조용한 투쟁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여기에 여성의 위대한 모성본능이 숨어있다고 한다.
남성의 전쟁본능을 평화라는 가정의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유도하고 남성은 따라서 세상에 대한 탐욕과 유혹 속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결혼은 남성에게도 구원의 신이라고 한다.
히스테리를 느끼는 여성에게 그리스의 한 철학자는 결혼을 권했다고 한다. 히스테리의 어원적 의미도 자궁이란 뜻이다.
자궁은 말 그대로 아이의 집인 것이다.
가정처럼
그리고 엄마와 아이가 공유되는 곳이며, 동시에 아이의 생명을 세상 속에 보내기위해 엄마는 아이와 280일 동안 평화를 위한 투쟁을 서로의 목숨을 걸고 하는 곳이다.
히스테리는 그만큼 격한 감정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결혼으로 배출할 때, 해소된다는 그리스의 한 철학자의 말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결혼은 엄연한 현실이며, 결코 순탄할 것이 없는 생활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심심한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나역시 그렇다.
그러나, 나는 어둡고 잠재적인 만남들도 가치있다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의 본능과 통해 있으며, 잔잔하고 부드러운 마음의 흔들림이다.
아직 모르는 내면과의 만남과, 자신의 잠재적인 불만이나 억눌림과의 만남은 일상의 어느 곳에서도 가능하며 이것이야말로 자유가 주는 가장 적극적인 힘이다.
사람은 자신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하곤 한다.
그러나, 그 고민을 다른 사람도 고개를 끄덕일만큼 배려있는 고민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보편화된 고민은 곧 다른 사람과의 내면의 만남이 될 것이다.
결혼만이 한 인간의 내면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잔잔하고 부드럽지만, 그보다 더 위험하고 무서운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훌륭한 태도가 존재하는 만남을 가지자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자유가 우리에게 주는 순수한 선물이 될 것이다.
우리는 희망이란 소리들를 때론 막연한 절망 속에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