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중 갈등 고조되자 대만 기업들 인도로 향한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0. 7. 30. 03:34

권영미 기자

중국보다 인도가 인건비-세금 더 싸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만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에서 인도로 대거 옮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인도의 거대한 시장, 값싼 숙련 노동력, 후한 세금 감면에 더해 미중 싸움의 소나기를 피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열망에 이런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애플의 조립 협력사인 대만 페가트론은 이달 인도에 첫 공장 설립 허가를 신청했다. 페가트론은 보통 중국 본토에 있는 자사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왔다. 페가트론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 노동력, 그리고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찾아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 "중국보다 인도…세금·인건비 더 싸" : 중국과 미국 관계가 경색된 최근 몇년 동안 대만 기업들과 인도 정부의 관계는 돈독해져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이미지 크게 보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를 포함한 해외 기업 유치책에 매력을 느끼면서 대만은 가까운 데다가 공통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중국 본토보다 인도쪽으로 기울고 있다. 중국에서의 비용이 점점 치솟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높아진 관세도 중국을 생산 기지로 이용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인도는 지난 9월에 법인 소득세율을 30%에서 22%로 낮췄다. 스타트업에는 단 15%의 세금을 부과했다. 경제특구에서 기업을 운영하면 소득세뿐 아니라 관세도 피할 수 있다. 인건비조차 인도가 중국보다 15% 저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디 정부가 외국인 투자에 대한 장벽을 계속 철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의 인플레이션은 3%대로 억제되고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고 있어 여러 면에서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대만 행정청 산하기관인 인베스타이완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발생의 영향 때문에 위험 분산과 재조정은 되돌릴 수 없는 추세"라면서 "대만 투자자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거대한 인도 시장도 강점…대만 기업140개 진출 : 뉴델리의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데잔 시라 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18년 말까지 대만 기업들의 인도 투자는 3억6050만 달러(약 4300억원)에 달했다. 지난 4년간 약 140개의 대만 기업들이 진출·영업 중이며, 대부분은 제조업체다.

대만 대외무역국에 따르면 2016~2019년 인도와 대만간 양방향 무역은 57억달러로 14%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대만 국영석유회사 CPC가 뉴델리 사무소를 열었다. CPC 대변인은 인도 시장 규모를 활용하기 위해 정제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여부를 심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르면 내년초 결정이 날 전망이다.

델타일렉트로닉스는 2015년 전자제품 생산에 10년간 5억달러를 투자해 인도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대만 기업과 인도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전망이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