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규모 감세·제조업 부활.. '트럼프 노믹스' 먹힐까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1. 10. 07:31

조선비즈 | 방현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철학은 대내적으론 대규모 감세와 더불어 친(親)기업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로 미국의 제조업을 부활시키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과거 1980년대 미국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의 경제정책인 '레이거노믹스'를 연상시킨다. 레이건은 대규모 감세와 시장 자유화 조치를 취했고,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고를 이끌어내 침체하던 미국 수출을 되살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우선 과감한 감세를 주장하고 있다.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현행 39.6%에서 33%로 낮추고, 법인세율도 35%에서 15%로 '반 토막' 내겠다는 것이다. 세금을 낮춘 만큼 개인과 기업의 투자가 늘 것이란 주장이다. 동시에 1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해 미국의 낡고 오래된 도로·항만 등 인프라를 재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는 친기업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금융 규제를 강화한 도드-프랭크법을 폐지하고,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규제도 풀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스스로 '저금리 인간(low interest rate person)'이라고 할 정도로 금리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들 때문에 미국 제조업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의 경제 철학이 엉터리라는 비판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레이건 때도 감세로 투자가 늘어나는 '낙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없어지는 건 무역 때문이 아니라 공장 자동화 등 미국의 혁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앞으로 10년간 11조~16조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74% 수준에서 2026년까지 111~141%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