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클린턴 전 장관 5대 경제공약 발표, 재계 '트럼프 싫다' 클린턴에 러브콜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6. 24. 09:40

파이낸셜뉴스 | 박종원 | 2016.06.24 08:05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대 경제공약을 공개하며 경제 재건을 약속했다. 재계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기업 수익 재분배 등의 업계에 비우호적인 공약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22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나에겐 경제에 대한 확실한 전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상류층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그가 발표한 5개 공약에는 정부의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고, 대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을 없애며, 기업들이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부자 증세, 임금인상을 통한 가계 안정 공약도 포함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대해 "미국에서 수십년 만에 가장 큰 투자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임금이 성장해야 나라가 성장한다"고 역설했다. 미 컨설팅업체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미국에서 도로, 다리, 상하수도 어느것 하나 낙후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이를 보수하려면 3조~4조달러(약 3455조~4607조원)는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금문제도 화두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 수입 25만달러 이하의 중산층들에게 세금을 더 걷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대신 연수입 100만 달러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에게 최소 30%의 소득세를 거둘 작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더 많은 기업들이 이익을 나누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며 기업들이 잉여 이익을 직원들에게 더 많이 배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최소 12달러까지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특이한 점은 상당수 재계 인사들이 기업에 호의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는 클린턴 전 장관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23일 클린턴 선거캠프는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는 재계 경영진 50여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나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같이 이전에도 민주당을 지지해온 인사들뿐만 아니라 원래 공화당을 지지했던 인사들도 있었다.

 

미 통신업체 AT&T의 짐 시코니 부사장은 클린턴 전 장관 지지를 선언하며 "올해는 당보다 국가의 안녕을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76년부터 계속해서 공화당 편에 섰던 열성지지자였다. 시코니 부사장은 "클린턴 전 장관은 경험 있고 능력 있으며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그 대안으로 나선 후보는 미국을 어두운 길로 이끌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는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으로 추정된다.

 

과거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을 역임하고 통신기업 넥스텔커뮤니케이션을 이끌었던 댄 애커슨도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다며 트럼프에게 표를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애커슨은 자신이 이제까지 공화당을 지지했다면서도 "자유세계의 지도자는 리더십과 바른 판단력, 단호함, 비상사태에 대처할 기질이 중요한데 트럼프는 이러한 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재계의 공화당 이탈 움직임은 전부터 뚜렷이 나타났다. 공화당 후원자 가운데 큰손이자 골수 지지자인 매그 휘트먼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유타주에서 열린 정치행사에서 트럼프를 아돌프 히틀러나 베니토 무솔리니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휘트먼 CEO는 이어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지지정당과 후보를 바꿀 수 있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클린턴 전 장관 지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